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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vs 바보 이명박

이슈 트랙백 2009. 6. 25. 08:15

'바보 노무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애칭'이다. 반어법으로 그의 선견지명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바보 이명박'은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다. 이보다 훨씬 조롱하는 뜻이 강한 말도 많지만 이정도에서 풀어나가 보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대부분은 현 정권과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지만, 한쪽에서는 검찰을 매우 나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를 길들이려는 검찰권의 남용이라는 지적이었다.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에 대놓고 칼을 들이대지는 못했지만 죽은 권력을 부관참시하다시피 하는 수사를 통해 살아있는 권력에도 "봐라. 검찰에 밉보인 결과가 어떠한지를. 권력은 유한하지만 검찰권은 무한하다"는 '협박'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 각종 권력·정보기관의 판단 능력이 그렇게 단순할 리는 없겠지만 일리는 있는 주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권력을 내놓았을 때의 끝을 충분히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만사형통(萬事兄通, 모든 일은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을 통하면 해결된다)'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인 이상득 의원도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을지도 모른다.

딱히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아니었더라도 권력 언저리에서 맴돌았던 사람들은 권력의 비정함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아니 온 국민이 그런 경험을 해왔다. 호랑이를 잡겠노라고 3당 합당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노 비리와 12·12쿠데타를 단죄한 것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후 YS 관련 비리를 처단한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고 대북송금 특검을 통해 박지원 전 장관 등을 구속하는 과정을 지켜봐 온 국민은 권력이 갖는 힘과 위험을 알 만큼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언론 관계법 개정에 사생결단한 양 나서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자면, 그렇게 한나라당이 재집권 구도에 유리하도록 언론 환경을 만들려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짐작도 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노무현 정부라는 데 이견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그다음 공신은 누구일까? 아마도 조·중·동이라는 기회주의 족벌언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7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제를 살리자'는 프레임을 만들어냄으로써 이명박 당선에 큰 공을 세운 것이다. 어쩌면 '참여정부의 실정'이라는 것도 조·중·동이 만든 프레임에 국민이 갇힌 결과일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로서는 여론매체가 갖는 위력을 충분히 체험했으니, 재집권을 위해서는 언론 환경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법도 하다. 더구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은 이런 욕구를 잘 뒷받침해준다고 여겼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이 바보스럽게도 놓친 것이 있다. 이탈리아 언론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그가 가진 막강한 매체를 통해 직접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탁신파와 반탁신파로 나뉘어 극심한 정정 불안을 겪었던 태국도 탁신 일가가 거느린 언론이 배후에 도사리고 있었다.

현재 이명박 정부와 언론은 계약관계에서 갑과 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등한 권력을 공유하고 있다. 친 재벌적인 이명박 정부는 재벌과 족벌언론과 배짱이 맞아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회주의적인 족벌언론과 재벌이 방송까지 장악했을 때, 그런 밀월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언론이 갑이 되고 정부가 을이 되는 역전은 일어나지 않을까? 정치라는 게 재벌과 족벌언론의 종노릇 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까?

이미 검찰권의 위력을 호되게 경험하고도, 언론법 개악의 결과를 내다보지 못한다면 정말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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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길 알고도 그 길 가신 노 전 대통령

이슈 트랙백 2009. 6. 4. 08:14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폭발적으로 분출된 국민의 추모 열기가 어디서 비롯했는지를 고민하고 있던 엊그제,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전화를 받고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링컨의 '5분 연설'을 기억해냈다.

1863년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전사한 장병의 영혼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링컨은 지금까지도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간결하고 적절하게 나타낸 말로 자주 인용되는 'for the people, by the people, of the people'이라는 명연설을 했다.

고귀한 희생으로 얻은 '만민 평등권'은 모든 국민을 위한 것(for the people)이며, 모든 국민이 주체(by the people)가 돼 이루어졌고, 모든 국민의 것(of the people)이므로 '이러한 정치가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헌신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내게 전화를 했던 그 지인은 "노 전 대통령을 포함해 남명 조식 선생, 수운 최제우 선생 단 세 분만이 우리 역사상 '민본(民本)정치' 사상을 갖고 실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유가(儒家)에서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보는 위민(爲民)정치는 권력을 가진 자가 백성을 불쌍히 여겨 베푸는 정치이고, 여기에는 백성의 뜻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민본정치는 백성을 근본으로 대하므로 백성을 우러르고 떠받들며, 백성의 뜻을 살펴 행하는 정치여서 백성이 곧 하늘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위민이 아니라 민본정치가 돼야 한다는 점도 얘기했다.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갖춘 우리나라는 국민에 의한 정치, 링컨의 표현으로는 'by the people'은 이뤄지고 있다. 그렇게 이명박 정부는 탄생했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게 전부가 아님을 모르고 있다. 국민에 의한 정치는 민주주의에 가장 기초적인 필요조건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와 한나라당은 툭하면 '선거에서 뽑힌 정권'이라고 한다. 무엇 때문에 뽑혔는지를 돌아볼 생각도 없는 집단 같다. 그러니 '위민'이니 'for the people'이니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하물며 '민본'이겠는가.

노 전 대통령은 어떠했는가. 그의 정치를 상징하는 일 중 하나는 취임 초 있었던 '평검사와의 대화'였다. "그 정도 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희화한 말로 본질이 희석되고 말았지만, 이제 와서야 그 일이 의미하는 것을 사람들은 깨닫고 있다. 권력을 쥐고 베푸는(for the people) 정치가 아니라 가진 권력을 놓음으로써 국민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고자 한 것(of the people)이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국민은 이제야 그가 이루려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 무엇이며, 이명박 정부가 가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할 수 있었기에, 온 나라에서 그렇게 밤을 새우면서까지 줄을 서서 헌화·분향하게 된 것이다.

일찍이 남명 선생은 "옳은 길이라면 앞에 낭떠러지가 있더라도 그 길을 가라"고 가르쳤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소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옳은 것을 적극적·능동적으로 실천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런 가르침이 있었기에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그의 제자들은 두려움 없이 의병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다.(영남지역 의병장들은 대다수가 남명 선생의 제자였다) 

수운 선생은 '인내천(人乃天)'이라고 가르쳤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그래서일까. 노 전 대통령은 앞에 낭떠러지가 있는데도 그 길을 갔다. 그는 낭떠러지 앞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그가 마지막 발을 내딛기 전 바라본 하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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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로 MB 정부가 얻은 것

이슈 트랙백 2009. 4. 23. 07:23

인터넷에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명쾌한 경제 전망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무죄로 풀려났다. 일단 검찰은 체면이 말이 아니게 구겨졌다. 지난 2월 박 씨가 검찰에 구속될 때부터 누리꾼을 중심으로 무리한 '끼워 맞추기' 수사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1차 판결 결과만 두고 보면 검찰이 판정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검찰이나 정부·여당은 미네르바 구속을 통해 밑지기만 했을까? 손익계산이 복잡하긴 하지만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점을 빼면 국내 상황으로는 크게 밑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여당은 지난해부터 '최진실 법'이니 해가며 누리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여러 시도를 해왔는데, 미네르바 구속은 그런 노력의 절정이었다. 지난해 촛불 집회가 그토록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온·오프라인의 환상적인 결합에 있었다. 블로그와 다음 '아고라'는 촛불 문화제 상황을 생생하게 중계하고 의미 부여를 했으며 활발한 토론장이 됐다. 사람들을 오프라인의 촛불문화제로 끌어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집권 초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던 정부·여당에는 치명적타를 먹인 것이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으며 우리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는 직격탄을 날린 미네르바를 구속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국민에게 '봐라 여차하면 이렇게 구속되는 수가 있다'는 공공연한 협박을 한 것이며, 그런 협박은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 설령 무죄로 풀려난다 하더라도 적어도 석 달 남짓한 기간을 갇혀 있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국민 대부분은 인터넷에서의 발언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덧붙이자면 인터넷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발언들이 알고보면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을 수용자들에게 심어줬다는 것도 전리품 목록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해박한 지식으로 경제 현상을 난도질했던 미네르바가 알고 보니 '전문대졸 백수'였다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고질적인 학력 지상주의 사회에서 그의 권위를 시궁창에 처박은 것이다.

다음으로는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의 권위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더는 '미네르바 불러다가 강만수 과외 시켜라'는 식의 비아냥을 듣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물론, 당장은 온라인에서 미네르바가 '영웅'처럼 부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 씨가 경제 분석 전문가로 대기업 등에 특채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해킹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람이 처벌을 받고 나서 보안 전문가로 기업 등에 특채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경제분석 전문가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되더라도, 지난해 그가 누렸던 '경제 대통령'이라는 권위는 되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의 능력은 '억대 연봉'이라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활용될 뿐,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한 한 예전의 파괴력을 상실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여당이 크게 밑지지 않는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이라는 공동정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네르바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학력과 경력이 볼품없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떠벌림으로써 미네르바의 글마저도 별 볼일 없는 것이라고, 미네르바의 글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번 미네르바 사건이 현재진행형인 이른바 '노무현 게이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뜩한 현기증이 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고 처벌을 받느냐와는 관계 없이 노 전 대통령은 이미 도덕성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MB정부로서는 '도덕성'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 전 정권이 그렇게 도덕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 것만 해도 많은 것을 얻었다. 2MB의 비 도덕적인 부분에 대한 컴플렉스가 중화되기 때문이다. 또, MB정부와 거대 족벌 언론 등도 성과를 챙겼다.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사건과 장자연 성접대 사건이 국민의 기억속에서 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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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333hun.tistory.com BlogIcon 세미예 2009.04.23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리꾼들에게 은근히 겁을 준것은 MB정부의 학습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MB정부가 얻은 것보다도 잃은 게 아무래도 많아 보입니다.



지역신문이 지면파업을 하는 까닭

이슈 트랙백 2009. 4. 23. 01:30

지역 언론계에 떠도는 소문이 흉흉하다. 열악한 지역신문 중 그나마 괜찮게 운영돼온 ㄱ일보, ㄴ신문, ㄷ일보 등이 부도설이나 사주 교체설에 휩싸여 있다.

지역 신문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은 지난 연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몰려드는 실물경제 위기 탓에 지역 언론은 쓰나미 앞에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방치된 꼴이다.

'2% 가진 자를 위한 정부'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는 변화된 환경에 대한 고려나 최소한의 균형감각마저 상실한 채 오로지 '수도권·대기업·가진 자'의 발전만 되면 우리나라가 잘살게 될 듯 허구에 가득 찬 '돌격 앞으로' 구호만 남발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폐지하고, 녹색성장을 하겠다면서도 허파와 같은 녹색띠(그린벨트)를 풀어 공장이고 뭐고 막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단다. 방송을 장악하려고 온갖 모리배보다 못한 술책을 쓰더니 이제는 지역 언론마저 말려 죽이려 든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최시중 씨가 위원장으로 앉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방송관련법 제·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4대 신문지원기구를 통폐합하고 2010년 시한 만료를 앞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자동폐기 되게 내버려두는 등 지역신문을 고사시킬 최악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체 예산을 전년 대비 5.0% 증액하면서도 지역신문발전지원 관련 예산을 57억 6400만 원이나 대폭 삭감한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정부는 아무리 균형발전 없이는 국가 성장이 기형적으로 되거나 사상누각으로 될 것이라고 떠들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될 때, 당장은 눈에 띄는 성장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해서 거기서 거둔 남는 세금으로 지역에 투자할 여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과도하게 집중됨으로써 생겨나는 혼잡과 불합리를 해결하는데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되고 지역은 지역대로 고사할 것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지역 발전도 경제적인 풍요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잘산다'는 것은 경제적 풍요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치, 문화 향유, 여가생활 같은 인간 삶에 연결된 모든 분야에서 만족감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역의 여론 소통 기구로서의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입이 아프게 떠들어도 이 정부는 보고도 못 본체, 듣고도 못들은 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만 하고 있다. 이게 26일 자 전국 16개 지역신문이 이례적으로 1면에 성명서를 게재하고, 오늘 11개 지역신문이 '지면파업'을 벌이는 까닭이다.

<경남도민일보> 2008년 11월 27일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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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대통령 전화 받으신 분 찾습니다

이슈 트랙백 2009. 1. 15. 23:03

오늘 정말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황송하옵게도 이명박 대통령 각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더군요.

뒤에 시각을 확인해보니 오후 6시 19분이었습니다. 1분 54초 동안 통화를 했구요.

 
 
  전화를 받은 시각과 발신 번호.  
상황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그 시각이면 조간신문 편집국은 정말 눈알이 핑핑 돌 정도로 바쁠 때입니다. 02로 시작되는 전화에 보이스 피싱 내지는 텔레마케터 정도를 예상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안녕하십니까. 당원 동지 여러분”까지만 듣고는 몹시 당황했습니다. ‘일부(一部)’ 국민이 존경해마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대통령 이명박입니다”는 멘트로 이어지더군요. 이때는 이미 직접 대놓고 하는 말이 아니라 녹음된 말을 들려 주는 것이라는 것은 파악했지요.

순간적으로 판단이 안 섰습니다. 수화음을 핸즈프리상태로 키워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도 하고, 편집국 내 바쁘게 일하는 동료 기자들에게 상황 설명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아니다, 내용을 들어봐야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자세히 들으려 했더니 “당원 동지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는 마무리 멘트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웬 여성 목소리로 “대통령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안내에 따라 녹음해 주십시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한나라 당원이 아닌데 이딴 전화는 왜 하는거요”라고 녹음해두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는 걸려온 전화로 재발신을 눌러봤더니 통화 중이었습니다. 8시 30분 퇴근할 때까지 몇 번을 통화 시도했지만 계속 통화 중이었습니다.

그리곤, 집에 와서 저녁 먹고 나서 생각나서 전화해본 게 10시 11분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신호가 가고, 저녁 무렵에 내가 들은 그 내용이 그대로 흘러나왔습니다.

귀찮지만 대충 메시지 내용을 요약하면 이와 같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당원 동지 여러분 대통령 이명박입니다. 반갑습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고 뜨거운 감격을 함께 나눈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집권 2년차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민들에게 한 약속 흔들리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려워진 경제를 살려내고 선진 일류 국가를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공동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이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다해주시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앞장서 주시기 바립니다. 우리가 용기와 희망을 갖고 힘을 모은다면 금년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내년에 감격으로 다시 대면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일에 대해 선관위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선관위의 공식적인 견해는 아니며, 일반적 상식적 수준에서의 법령 해석이었습니다). 나는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어떠한 정당에도 당원으로 가입한 적이 없는데, 당원들에게 하는 형식의 녹음 메시지를 내게 해도 되는지 물어봤지요.

일단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번 어떤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는 일반적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자신의 선거운동은 아니라고 봐야지 않겠느냐 △그렇지만 대통령 직을 이용해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을 유리하게 하려 했다는 것으로는 의심할 수 있겠다 △전국의 수많은 당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중 실수로 몇 명이 비당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①입당한 적이 없는데도 누군가가 유령당원으로 입당시켰거나 ②당원인지와는 관계없이 무작위로 전화 한 것이라거나 한 경우라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직선거법이나 정당법 등을 뒤져보면 문제 삼을 근거는 충분히 찾을 수 있어 보인다는 설명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리꾼 여러분께 묻습니다.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면서 저와 같은 전화를 받으신 분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 주십시오. 그리고 자신이 그 전화를 받았다는 증거(휴대폰 수신 상황)를 사진 등으로 남겨놔 주십시오. ‘실수로 비당원에게 일부 노출됐지만 그건 사소한 것이다’고 한나라당이나 청와대 측에서 뭉개려 들 것으로 예상되는 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릅니다. 내가 오늘 오후 전화를 받았으니 적어도 오늘부터, 어쩌면 며칠 전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릅니다. 02-742-8926 번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서 대통령의 음성을 들으신 분들은 여기에 비밀댓글로 사정을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다가 확인한 내용인데, 02-742-8925번으로 전화를 했더니 ‘한나라당 조직국’이라고 자동응답을 하네요. “잠시후 대통령 음성 신년인사말을 들려드리고자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는 말이 나옵니다. 음성 녹음과는 별도로 당원들에게 ‘대통령 음성 신년 인사말을 듣고 싶으면 통화버튼을 누르세요’ 어쩌고 비슷한 문자메시지도 뿌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문자메시지 받으신 분도 여기에 비밀댓글로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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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챠드 2009.01.16 0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늘 2시경 같은 번호로 같은 내용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무소속입니다
    다시 전화하려니 안되더군요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설앞두고 민심수습차원에서 당원들에게 먼저 인사해 충성심을
    유발할려고 햇던것 같은데..... 암튼 불쾌했습니다 누구는 지맘대로 하고 누구는 안돼고...
    지맘대로민주주의...

  2. 2009.01.16 0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09.01.16 0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저도용 2009.01.16 0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받았아요 근데 저는 전대학다닐때 무슨 조사에서 찬성동의에 써놓고 한나라당 대학생당원추천에 써놓고 그거때문에 가입됫나봐요...ㅋㅋ 저도 멍하니 듣고있었어요 몬소리하나..ㅋㅋ 하지만 1분동안의 기회인 MB에세 전하는 말은 안하고 걍 끈었어요 좀 황당했어요;; 당원들이라해서;

  5. 도끼리 2009.01.16 0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께 용기 내시라고 전화 드렸음 삐뚤어진 인간이 너무 많아 지는것을 가슴아파하는 시민으로써 지금의 정책이
    잘못된 것도 있겠지만 용기를 북돋고 잘못 되었다 생각되는 것은 건의를 하고 기다려 줘야 국민의 도리가 아닐까
    자기 말 생각만 옳고 남의말은 무조건 격하게 깎고 욕하는 버릇 문제가 심각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론이란 없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을 가려서 한발자국씪 좋은방향으로 이끄려고 노력하는 것이 살아가는 사명아닐까요? 역사를 보면 불
    합리가 더 많치만 인류는 발전해 왔습니다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원시 고대 중세 근세 점점 좋은 방향
    으로 이끌려 왔습니다 물론 아직도 개선해야 할것이 많치요 억울함도 많구요 없어지진않아요 삶 자체가 불합리니가요
    각자 본분 지키고 성실히 살아가면 빨리 개선되겠죠 인간관계가 어렵습니다 그것을 풀기위해 노력합시다 제발 꼬지
    말고요 모두가 같을수는 없지만 각자 올바르다면 공통분모를 최대한 좁혀보려고 한다면 아무리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해도 좋은세상이 될겁니다 열우당 당원이예요 알바도 전화도 않받았지만 용기잃치마시라고 대통령게 전화드렸읍니다

    • to 도끼리 2009.01.16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왠 동문서답이신지...당원 아닌 사람에게 당원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보내는게 현행 선거법 위반 아니냐고 문제제기 하는 글에 달린 댓글이라고 보기엔 너무 헛다리를 짚고 계시는군요. 하긴 다른 사람의 무슨 말 하는지는 듣지 않은채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게 당신이 그토록 용기를 드리고 싶은 MB식 소통이긴 합니다..그려...닮으셨어요^^

  6. 즈믄누리 2009.01.16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끼리씨. 마침표나 찍으세요.

    인류의 역사발전은 그 불합리를 배제함으로서 이루어졌습니다. 모 당 의원들이 좋아하는 '선진국들'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80년대 이래로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평가해왔습니다만, 최근 국제 앰네스티 보고서만 봐도 근간의 한국에서 민주주의 기본원칙이 존중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은 거국적 관점에서 도태되어야 옳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바보야. 뜬금없이 열우당 당원이라는건 왜 강조하니?

  7. 자윰이 2009.01.17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뒤늦은 댓글이지만...;;저두 왔습니다.저는 한나라당 당원과는 전혀 관계없는 그냥 부산에 사는 초6입니다..; 저도 1/15일에 왔습니다. 친구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와서 보니까 모르는 번호였습니다.일단 '02'를 보고는 그냥 광고 같은 것일 줄 알았는데, 문자내용이 대충 '곧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인사가 올에정니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장난인 줄 알고
    무시했는데 3,4분 후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이명박 대통령의 목소리이신 줄은 딱 알았지요..-_-;; 광고인가 싶었다가..
    일단 끝까지 들어보니 위의'돼지털'님이 적으신 하늘색 사각형의 내용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조금 당황했습니다.
    휴대폰 수신 상황은 현재 다 지워진 상태라 사진까진 올리진 못하겠지만, 거짓 댓글은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2시인가, 2시 10분인가...;;;정확친 않지만 그 쯤에 왔습니다.^^'

  8. 은주리 2009.01.25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버지 전화 문득 받았다가 받았습니다/ㅅ/;;
    할일 없어서 뒹구다가 아버지 휴대폰 불경이 .. 들리길래 받았더니 갑자기 "안녕하세요 대통력 이명박 입니다"
    하는거예요;;
    급당황 했습니다 ㄷㄷ;

  9.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1.29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전에 여자분이 문자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 ;;
    참 가지가지하는 양반이군요.

  10. 저도저도.. 2009.01.29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첨에 문자가 오더니..(대통령실입니다..잠시후 이명박 대통령 전화가 갑니다?) 이런거..

    좀잇다 전화가 오더군요 ㄷㄷ.. 저도 ARS로 왔는데 첨에 모르고 대답했다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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