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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ARTICLE 방송 | 2 ARTICLE FOUND

  1. 2008.03.29 허걱, 공중파 방송에서 모텔 광고를? (2)
  2. 2007.09.07 KBS 시청료 인상을 보는 별난 시각

허걱, 공중파 방송에서 모텔 광고를?

이슈 트랙백 2008.03.29 10:48

토요일 오전, 별다른 일이 없어 모처럼만에 TV앞에 앉았습니다. 마산MBC가 제작하는 <얍! 활력천국>이라는 프로였습니다.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논바닥 스테이지로 불러모아 걸쭉한 사투리와 과장된 몸짓으로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꽤 잘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더구나 오늘따라 내 고향 인근 마을이어서 더 재밌게 봤지요.

그런데, 그 재밌는 방송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흘러나오는 광고...

김해 진영에 있는 모 모텔 광고였습니다. 내부 시설-이를테면 욕실이나 침대, 샹들리에 같은-을 보여주며 고급 자재를 써서 잘 만든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고 싶다는 멘트까지 흘러나오네요. 보여준 시설로 보면 무궁화 다섯개 짜리 호텔에 견줘도 밀리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몰라도, 최고급 호텔도 이런 식의 광고는 안하는 것으로 압니다. 연말 송년회 등 특정한 이벤트 같은 것이 있을 때나 어쩌다 하는지 몰라도, 그냥 모객을 위한 광고는 없지요.

그런데, 진영은 특별한 관광지도 아닙니다. 요즘 들어 '봉하마을 아저씨' 노무현 전 대통령 덕에 조금 뜨고 있긴 하지만 진영에서 자면서까지 둘러봐야 할 관광지가 인근에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진영에 특별한 비즈니스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창원시내까지나 김해시내까지 각각 30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긴 합니다만, 진영까지 가서 자려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니 관광객이나 비즈니스 수요를 보고 광고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광고의 주요 타겟은 누구일까요? 내가 삐딱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봄바람 살랑이고 꽃바람 휘날리는데 맞춰 바람난 선남선녀들에게 한때의 포근한 쉴자리가 되고싶다고 광고한 것이겠지요?

6년쯤 전이었네요. 있는 돈 없는 돈 박박 긁어모아 이사를 했습니다. 내게는 중요한 순간마다 충고를 해 주는 스님 한분과 보살 한 분이 있습니다. 스님도 제대로 된 족보 있는 분이 아니고, 보살이라는 분은 무당에 가깝습니다. 두 분은 사는 곳이 다르고 서로 모릅니다. 그런데도 어찌어찌 해라 하는 요구가 비슷할 때가 많아 대체로 그냥 따르는 편입니다. 그게 어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이사를 했는데 첫날은 새 집에서 자지 말고 동쪽으로 가서 자고 오라고 두분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으로 갔지요. 사상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어 사상 어디메쯤에 그냥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린애 둘을 달고 모텔로 들어가니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새벽까지 한 숨 붙이고 퍼뜩 집에 가야겠다 싶어 방값을 셈하고 들어갔는데, 30분도 안돼 도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꼬맹이들이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무슨소리냐고, 시끄럽다고 하는바람에 낮이 뜨거워진 나와 아내는 그곳에서 자는 것을 포기하고 해운대까지 가서 꽤 비싼 호텔에 묵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번의 경험으로 일반화 해서는 안되겠지만, 도심의 모텔이 그럴진대(도심에는 그래도 비즈니스 수요가 어느정도는 있다고 봅니다) 시 외곽 한적한 곳에 최고급 시설을 했다는 모텔. 그 모텔이 무슨 목적으로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설령 바람난 남녀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수요가 있으니 생겨난 것일테고 법으로 못짓게 할 수 없었으니 생겨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방송이, 걸핏하면 "국민의 소중한 공공재인 전파"라고 주장하는 그 소중한 전파를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공중파 방송이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 광고를 대낮에 버젓이 내보내는 게 마뜩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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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9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이 블로그에도 호텔과 모텔의 구글광고가 뜨네?



KBS 시청료 인상을 보는 별난 시각

이슈 트랙백 2007.09.07 15:51

한때는 국영방송으로, 그 뒤로는 공영방송으로, 한국 방송공사로 불리기도 하고, 한국방송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한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합니다.

KBS는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과 디지털 전환'이란 명분을 앞세워 지난 7월9일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방송의 공익성을 지키고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대응하고자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논리였습니다.

때늦은 감이 있고,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이 일에 대해 가타부타 발언을 해왔기에 그들과 비슷한 얘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요즘 벌어지는 미디어 업계의 흐름에 비춰 시청료 인상이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미디어 업계의 역할 분화

신문과 방송, 인터넷(작게는 포털) 등 미디어 업계는 웹 2.0이라는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지금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할 것인가를 두고 총소리 없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는 콘텐츠 생산과 배송이 한군데서 이뤄졌습니다. '이용자'라는 말보다 '수용자'라는 말로 불릴 정도로 신문과 방송이 생산한 콘텐츠를 각자의 그릇에 담아 '수용자'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수용자는 "안보겠다"고 거부할 권리는 있었지만, 담긴 그릇을 바꿔달라거나 콘텐츠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서 적극적인 이용자가 늘어났습니다. 이용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천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바뀐 환경은 미디어 업계가 콘텐츠 생산자와 플랫폼 사업자로 역할 분담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그런 분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그쪽으로 바뀌고 있지요.

전통적인 언론사는 콘텐츠 생산자의 역할에 치중하는 한편, 포털 같은 인터넷 업체나 케이블·위성방송 및 IPTV 등은 플랫폼 사업자로 분화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포털이 뉴스를 자사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곧바로 뿌려주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한 언론사 사이트로 아웃 링크 처리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망(網) 사업자의 역할 부각이 약화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미디어 업계 권력 이동

한 5~6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KBS 창원방송이 9시 뉴스에 지역 케이블 업체의 횡포를 보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치고는 지독히 악의적인 우연이겠는데, 그 뉴스가 나올 때 하필 그 케이블 업체가 KBS 9시 뉴스를 송출하지 못했습니다. 케이블 업체는 뒤에 기계적인 오류였다고 밝히긴 했습니다만, 그 며칠 뒤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요즘은 조금 덜한 듯합니다만, 몇 년 전만 해도 이른바 '메이저' 언론이 포털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사는 포털의 뉴스 사이트에서 중요기사로 전혀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전통적 미디어는 콘텐츠 생산과 전송을 다 책임지다 보니 막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권한은 생산과 전송이라는 데서 발생한다기보다는 편집·편성에서 생겨나는 게 많았습니다. '사회적 의제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80년대 '땡전 뉴스'라는 웃지 못할 우스개가 있었습니다만, 80년대 말을 지나면서부터는 주요 일간지 편집이 서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언론사만의 시각이, 철학이 지면에 반영된 것이지요. 물론 방송도 뉴스 가치 판단을 달리하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콘텐츠 생산과 플랫폼 사업으로 역할이 나뉘면서 그런 편성·편집권이 신생 업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일지라도 망사업자가 이를 편집하지 않으면 이용자에게 전달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콘텐츠 생산자들도 인터넷 상에 각자의 사이트를 갖고 있기에 자사 홈페이지나, 전통적 전송방식에서는 편성·편집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많은 사람이 뉴스를 접하는 포털에서만큼은 편집권이 포털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KBS는 업태가 무엇인가?

전통적 미디어로서의 KBS는 콘텐츠 생산과 망 전송을 다 해왔습니다. 그러나 근래 이런 형식이 많이 무너졌지요.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습니다만, 법령에 따라 방송물량의 일정 부분을 외주로 제작해야 합니다.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은, 방송을 잘 보지 않아 어림짐작입니다만, 대부분을 외주 제작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뉴스나 PD저널리즘(이를테면 추적 60분,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의 결과물을 제외한다면 콘텐츠 제작자로 불리기에는 많이 모자랍니다.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케이블이나 위성을 통해 방송을 보고 있다니, 적어도 TV 플랫폼 사업자라는 말을 할 처지도 아닌 듯합니다.

물론 케이블이나 위성 사업자는 단순 중계만 할 뿐이고 편성·편집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방송은 여전히 KBS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KBS 홈페이지는 랭키 순위로 33위(2007년 9월 7일 기준)에 올라 있으니 전통적인 공중파를 통한 망 사업자로서의 역할은 급격히 무너졌지만, 인터넷에서의 플랫폼 사업자로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도 합니다.

◇시청료 인상의 근거는 무엇인가?

KBS는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 디지털 방송 준비를 위해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대 여론이 들끓자 KBS의 여러 매체(TV나 라디오, 인터넷 등)를 통해 인상의 불가피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인 KBS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매체를 마구 사용해도 되는지를 따져보지는 않더라도, 홍보내용을 자세히 뜯어보자면, 적어도 KBS가 시대 흐름을 잘못 읽고 있거나 적어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많이 뒤처진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이번 기회에 확충하겠다는 것인지 헛갈립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난시청 지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없애겠다고 시청료를 올려야겠다는 것은 파리 잡는데 파리채 두고 소총 들고 오는 격입니다.

지난 26년간 동결돼 있었기에 인상할 필요가 있다거나, 신문 한 달 구독료의 절반도 안 되는 4000원으로 인상되는 것이라는 얘기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500원에서 1500원이 오르니 60% '나' 오른 것이라는 상징 조작에 "너무 많이 올리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KBS는 시청료를 인상하겠다고 하기 전에, 그들의 말 대로 국민의 방송이기에, 스스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콘텐츠 생산인지, 플랫폼 사업인지, 그도 아니면 그 둘 다 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 없이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국회 승인을 받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10여 년 전 벌어졌던 '시청료 거부운동' 같은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시대정신을 읽고, 그에 맞는 정책 결정과 실행을 해나가는 것이 '국민의 방송' KBS가 가야 할 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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