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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ARTICLE 말 뽄새 있게 하기 | 3 ARTICLE FOUND

  1. 2008.09.15 역귀성이라고? 귀경이라고? (2)
  2. 2008.03.26 걸리묜 죽는다
  3. 2008.03.23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역귀성이라고? 귀경이라고?

말 뽄새 있게 하기 2008.09.15 16:06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 지날 때쯤이면 신문과 방송을 보고 들을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 서울 사는 사람들의 '촌 사람' 무시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기 때문이다.

설이나 추석때 고향을 찾아 가는 일을 '귀성(歸省)'이라고 한다. 돌가가서 살핀다는 뜻이다. <동아 새국어 사전>(1990년 판)을 찾아봤다.

[고향에 돌아가 어버이께 문안을 드린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지내다가 고향에 돌아옴(돌아감)

이라고 한다. 이 단어에서 중요한 것은 '고향'이라고 본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가족 친지를 찾아뵙고, 성묘를 하고, 미처 벌초 하지 못한 사람들은 늦은 벌초도 하고자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 이른바 '귀성'이다.

그럼 '역귀성(逆歸省)'은 무엇인가? 고향을 찾아갔다가 사는 집으로 되돌아 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쓰이듯이 대처에 있는 아들네 집으로 노인이 찾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는 없다.

분명히, 대처에 있는 자식에게로 설이나 추석 쇠러 가는 노친네들이 많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제사를 모시는 큰 형님이 고향이 아닌 다른 도시에 살고 있어 그리로 찾아가는 젊은이들도 많은게 현실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대로 '귀성'이면 된다. 조상의 묘소를 찾아가는 것은 아닐지라도 차례라도 지내고,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형제자매, 친지를 만나고자 모이는 것이라면 그냥 '귀성'이라고 하면 된다. '고향 가는 길'이라고 하면 더 좋다. 서울서 나서 서울서 자라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도 많다. 부산이나 대구, 마산, 청주, 대전 등등 모든 도시가 다 그렇다. 그렇게 고향인 곳을 떠나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귀성이고, 고향찾아가는 길이다.

그런데도 굳이 '역귀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서울 사는 사람들의 못된 서울 중심 사고에서 나온 말 지어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꼭 서울 사는 사람들이 고향 찾아가는 것만 '귀성'이고 그 반대로 시골 사는 사람들이 설 추석 쇠러 서울로 가는 것은 '역귀성'이어야 할 아무런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아, 여기에는 토를 달 사람들도 있겠다. 부산 으로 추석 쇠러 거는 것도 역귀성이라고 하고, 김해나 진주 같은데로 인근 군에서 설 쇠러 가는 것을 역귀성이라고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근본은 서울 사람들이 그렇게 지어낸 말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막 쓰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귀경은 더 나쁜 말이다. 우리나라 인구 중 천만명 이상이 서울에 산다. 경(京)을 좀 폭넓게 해석해 수도권이라고 하더라도 국민 절반정도가 그곳에 산다. 나머지 절반은 그 '경'에 살지 않는다. 나도 경남 김해에 산다. 고향은 하동이고, 부모님은 진주에 사신다.

그런데, 설 추석때 부모님 뵙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두고 신문 방송은 모조리 '귀경'이라고 싸잡아 말한다. 언제 저네들이 내가 사는 김해를 서울로 만들어 줬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또, '역귀성'이라는 해괴한 말로 표현했던 그 경우, 그러니까 서울로 설 추석 쇠러 갔던 이들은 이미 서울로 가 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귀경'이라고 한다. 집에 가야하는데 언제까지 서울에다 묶어두려는 심보인가. 그냥 '귀가'라고 하면 된다. 그보다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면 더 쉽고 자연스럽다.

그래서인지, 연휴 앞뒤로 도로 사정을 전하는 라디오 소식도 모조리 서울서 떠난 사람들이나 서울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할 뿐, 진주를 떠나 김해로 오는 내게는 소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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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09.15 1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심기가 불편하시군요.^^

    우리들의 백과사전 - 위키백과에서 '역귀성'을 검색하여 보았습니다.
    그 유명한 '명박산성' 보다 '역귀성'은 역시 아래인지 검색이 되지 않는군요.

    다음 (국어)사전에서 '역귀성'을 검색하였습니다.
    * 역귀성[逆歸省] : [명사] 명절 때에 자식이 고향의 부모를 찾아가는 것에 대하여 거꾸로 부모가 객지에 있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일.

  2. 박종원 2009.01.18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고향이 서울입니다.
    중랑구 망우동이죠.
    귀성, 역귀성이라는 말 모두 달갑지 않습니다.



걸리묜 죽는다

말 뽄새 있게 하기 2008.03.26 13:5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퇴근할 때 버스를 기다리는 곳 근처다.

"경고
전단지를 부치지
마세요 제발...
걸리묜 죽는다!
-00다방-"

이런 '전단지'가 붙어 있다.
다방 올라가는 좁은 계단 벽이다. 얼마나 전단지를 많이 붙였다 뗐다 했는지 테이프 자국이 어지럽게 남아 있다. 오죽하면, 붙이지 마라는 전단지가 더 지저분한데도, 이렇게 붙여 놨을까 싶어 안스럽기도 하다.

이왕 붙이려면 맞춤법에 맞고, 좀 깔끔하게 붙였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다. 맞는 글로 옮겨보면 이정도 되겠다.

"전단지를 붙이지 마세요. 제발... 걸리면 죽는다 ! -00다방-"

============================

별로 우습지 않은 썰~렁 개그 한마디.

벽에 이런 전단지가 붙어 있다.

"여기 붙어 있는 글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그러니 전단지 붙이지 마세요."

그럼 이 벽에 전단지를 붙여도 될까, 안될까?

1. 모두 '거짓말'이므로 '거짓말'이라고 쓴 전단지 자체가 거짓말이 된다. 전단지를 붙이지 말라는 말도 거짓말이므로 전단지를 붙여도 된다.

2. 그런데, 이 전단지 자체가 거짓말이 되면 여기 쓰여 있는 말은 전부 참말이 된다. 따라서 '여기 붙은 글은 전부 거짓말'이라는 전단지 내용은 참이 되고 전단지를 붙이면 안된다.

3. 그러고보니 '거짓말이다' 고 하는 전단지 내용이 참이므로 여기 붙는 전단지는 모두 거짓말이다. 따라서 전단지 붙여도 된다.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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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말 뽄새 있게 하기 2008.03.23 14:13

어제 정봉화기자와 통화 중 이 말이 등장했습니다. 몇일 전 김용갑 의원이 한나라당 창녕군수후보 공천을 신청한 사람들로부터 충성서약을 받고 있다는 기사의 온라인판 제목에 이 말을 썼기 때문인데요. 어제 정 기자가 김 의원을 만났을 때 김 의원이 이 말을 언급하더랍니다.

그래 가만 생각해봤습니다. 너무 남녀간의 성적인 냄새를 풍기는 이 말을 대체할 말이 있을까 하고요.

몇개 생각나는건 이렇습니다. 불가불가. 녹피에 가로왈.

불가불가 = 한자로 쓰면 不可不可. 띄어쓰기에 따라 전혀 뜻이 달라집니다. 정말인지 확인은 안해봤지만 경술국치 이후 매국역적 이완용에게 누군가 왜그랬느냐고 물었답니다. 이때 완용이 한 대답이라네요. 不可 不可로 쓰면 안돼 안돼 했는데도 왜놈들이 그리했다는 뜻이 되지만 不可不 可로 띄어쓰면 어쩔수 없이 그리했다는 뜻이 되지요. 참 편리한 말입니다.

녹피에 가로왈 = 사슴가죽에 가로왈(曰)자라는 뜻입니다. 사슴가죽이 다른 가죽에 비해 신축성이 뛰어나답니다. 그래서 가로왈(曰)자를 써 놓고 아래위로 죽 잡아당기면 날일(日)이 된다네요. 日이라고 써놓고 양 옆으로 잡아당기면 曰이 되겠지요.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을 빗대 쓰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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