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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료 인상을 보는 별난 시각

이슈 트랙백 2007.09.07 15:51

한때는 국영방송으로, 그 뒤로는 공영방송으로, 한국 방송공사로 불리기도 하고, 한국방송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한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합니다.

KBS는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과 디지털 전환'이란 명분을 앞세워 지난 7월9일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방송의 공익성을 지키고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대응하고자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논리였습니다.

때늦은 감이 있고,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이 일에 대해 가타부타 발언을 해왔기에 그들과 비슷한 얘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요즘 벌어지는 미디어 업계의 흐름에 비춰 시청료 인상이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를 좀 풀어보겠습니다.

◇미디어 업계의 역할 분화

신문과 방송, 인터넷(작게는 포털) 등 미디어 업계는 웹 2.0이라는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지금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할 것인가를 두고 총소리 없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는 콘텐츠 생산과 배송이 한군데서 이뤄졌습니다. '이용자'라는 말보다 '수용자'라는 말로 불릴 정도로 신문과 방송이 생산한 콘텐츠를 각자의 그릇에 담아 '수용자'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수용자는 "안보겠다"고 거부할 권리는 있었지만, 담긴 그릇을 바꿔달라거나 콘텐츠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서 적극적인 이용자가 늘어났습니다. 이용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천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바뀐 환경은 미디어 업계가 콘텐츠 생산자와 플랫폼 사업자로 역할 분담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그런 분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그쪽으로 바뀌고 있지요.

전통적인 언론사는 콘텐츠 생산자의 역할에 치중하는 한편, 포털 같은 인터넷 업체나 케이블·위성방송 및 IPTV 등은 플랫폼 사업자로 분화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포털이 뉴스를 자사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곧바로 뿌려주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한 언론사 사이트로 아웃 링크 처리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망(網) 사업자의 역할 부각이 약화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미디어 업계 권력 이동

한 5~6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KBS 창원방송이 9시 뉴스에 지역 케이블 업체의 횡포를 보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치고는 지독히 악의적인 우연이겠는데, 그 뉴스가 나올 때 하필 그 케이블 업체가 KBS 9시 뉴스를 송출하지 못했습니다. 케이블 업체는 뒤에 기계적인 오류였다고 밝히긴 했습니다만, 그 며칠 뒤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요즘은 조금 덜한 듯합니다만, 몇 년 전만 해도 이른바 '메이저' 언론이 포털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사는 포털의 뉴스 사이트에서 중요기사로 전혀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전통적 미디어는 콘텐츠 생산과 전송을 다 책임지다 보니 막강한 권한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권한은 생산과 전송이라는 데서 발생한다기보다는 편집·편성에서 생겨나는 게 많았습니다. '사회적 의제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80년대 '땡전 뉴스'라는 웃지 못할 우스개가 있었습니다만, 80년대 말을 지나면서부터는 주요 일간지 편집이 서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언론사만의 시각이, 철학이 지면에 반영된 것이지요. 물론 방송도 뉴스 가치 판단을 달리하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콘텐츠 생산과 플랫폼 사업으로 역할이 나뉘면서 그런 편성·편집권이 신생 업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일지라도 망사업자가 이를 편집하지 않으면 이용자에게 전달되기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아직은 콘텐츠 생산자들도 인터넷 상에 각자의 사이트를 갖고 있기에 자사 홈페이지나, 전통적 전송방식에서는 편성·편집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많은 사람이 뉴스를 접하는 포털에서만큼은 편집권이 포털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KBS는 업태가 무엇인가?

전통적 미디어로서의 KBS는 콘텐츠 생산과 망 전송을 다 해왔습니다. 그러나 근래 이런 형식이 많이 무너졌지요.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습니다만, 법령에 따라 방송물량의 일정 부분을 외주로 제작해야 합니다.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은, 방송을 잘 보지 않아 어림짐작입니다만, 대부분을 외주 제작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뉴스나 PD저널리즘(이를테면 추적 60분,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의 결과물을 제외한다면 콘텐츠 제작자로 불리기에는 많이 모자랍니다.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케이블이나 위성을 통해 방송을 보고 있다니, 적어도 TV 플랫폼 사업자라는 말을 할 처지도 아닌 듯합니다.

물론 케이블이나 위성 사업자는 단순 중계만 할 뿐이고 편성·편집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방송은 여전히 KBS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KBS 홈페이지는 랭키 순위로 33위(2007년 9월 7일 기준)에 올라 있으니 전통적인 공중파를 통한 망 사업자로서의 역할은 급격히 무너졌지만, 인터넷에서의 플랫폼 사업자로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도 합니다.

◇시청료 인상의 근거는 무엇인가?

KBS는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 디지털 방송 준비를 위해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대 여론이 들끓자 KBS의 여러 매체(TV나 라디오, 인터넷 등)를 통해 인상의 불가피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인 KBS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매체를 마구 사용해도 되는지를 따져보지는 않더라도, 홍보내용을 자세히 뜯어보자면, 적어도 KBS가 시대 흐름을 잘못 읽고 있거나 적어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많이 뒤처진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이번 기회에 확충하겠다는 것인지 헛갈립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난시청 지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없애겠다고 시청료를 올려야겠다는 것은 파리 잡는데 파리채 두고 소총 들고 오는 격입니다.

지난 26년간 동결돼 있었기에 인상할 필요가 있다거나, 신문 한 달 구독료의 절반도 안 되는 4000원으로 인상되는 것이라는 얘기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500원에서 1500원이 오르니 60% '나' 오른 것이라는 상징 조작에 "너무 많이 올리는 것 아냐"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KBS는 시청료를 인상하겠다고 하기 전에, 그들의 말 대로 국민의 방송이기에, 스스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콘텐츠 생산인지, 플랫폼 사업인지, 그도 아니면 그 둘 다 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 없이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국회 승인을 받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10여 년 전 벌어졌던 '시청료 거부운동' 같은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시대정신을 읽고, 그에 맞는 정책 결정과 실행을 해나가는 것이 '국민의 방송' KBS가 가야 할 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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