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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ARTICLE 경남대 | 3 ARTICLE FOUND

  1. 2008.03.31 두 아이 영재교육원 입학식 마치고 2
  2. 2008.03.31 두 아이 영재원 입학식 마치고 1 (3)
  3. 2008.03.23 영재원, 또 재수할 것인가? (1)

두 아이 영재교육원 입학식 마치고 2

아이 크는 재미 2008.03.3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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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인 딸은 이제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어려서부터 똑똑한 지 오래비에 치어 지내 그런지, 한 1년 전부터 절대 지 오래비에게 지지 않으려 합니다. 나중에 걷어차이고 귀싸대기 얻어 맞고 징징 울값에, 말로는 안집니다. 지 오래비 약점이라는 약점은 모조리 알고 있는 듯, 듣는 오래비 가슴아플 말도 예사로 하곤 그럽니다. 두 살 터울이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너무 심하지 않으면 투닥투닥 다퉈도 모르는체 하고 놔둡니다.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사이버 영재교육원' 모집한다는 가정통신문을 갖고 왔더군요. 그 전에 지 오래비 따라 과학영재교육원 시험 한번 쳐보라고 몇번 권유했던 적은 있지만 싫다고 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가져온 통신문에는 '문학'반이 있더군요. 아이가 만화도 곧잘 구성하고(그림은 젬병입니다만, 구성이 좋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야기도 곧잘 꾸며대곤 했기에, 문학 영재반 시험 한번 쳐보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많이 망설이고 했지만, 니 오래비는 4학년때 영재원 떨어져 재수했는데, 니는 바로 합격해서 니도 오래비 못지 않게 잘났다는 것을 뽐내봐라, 그런 식으로 격동한 게 주효했는지 시험을 쳤고, 대부분 6학년인 문학영재반에 몇 안되는 5학년 합격생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지난주 입학을 했는데, 여기도 '돈'이 문제였습니다. 그렇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돈 얘기였습니다.

아예 1년 예산을 공개하더군요. 60명 교육하는데 예산이 4000만원. 따로 영재교육원 홈페이지를 꾸밀 돈 1억이 없어 새미교육 홈페이지에 더부살이 하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교육원 관계자의 말이 밉지 않았습니다. 1억원을 추경에 반영해 달라고 교육청에 떼는 쓰고 있지만, 60명을 위해 1억원을 쓰라는 말을 하자니 거시기 하다고, 교육은 수월성 교육만 있는게 아니라 보편교육도 해야한다는 그이의 말이 교육자의 입에서 나온 말로는 그럴싸했습니다.

여름방학 때 해외연수를 가려하는데, 3박 4일동안 필리핀이나 일본 중국 중에 한군데로 가려한다고, 학부모 생각은 언제 어디로 가면 좋겠는지 말해달라고, 각각 예상 비용은 얼마라고 공개하고 의견을 구하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대부분 8월 초에 70만원 정도 들 필리핀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기에 아마 그리되지 싶습니다만, 그것도 학부모 부담이 큰 것 같다고, 교육청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 보겠다는 말도 솔직해서 좋아보였습니다.

그 얘기도 하더군요. 창원시로부터도 지원을 받으려 애를 써 보았지만, 창원이 아닌 지역 학생도 많다 보니 쉽지가 않더라고, 그런 창원시를 이해 못할 바도 아니라고 하는데, 정말 학부모 입장에서도 이해 못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앞서 경남대 과학영재교육원 입학식 얘기를 썼습니다만, 사실은 사이버영재교육원 입학식이 1주일 먼저였습니다. 그렇기에 사이버 영재교육원 입학식 때 느꼈던 신뢰와 감동에 비해 경남대의 입학식 실망이 너무 컸기에 경남대를 앞에 썼습니다.

사이버고 출석이고, 대학이고 교육청이고, 사립이고 공립이고를 떠나 이들 영재교육원은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교육' 기관입니다.

교육기관은 '교육'이 앞에 놓이고, 운영에 필요한 경비 등은 뒤에 놓여야 합니다. 물론 밥 안먹고 살 수는 없기에 돈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몰아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요즘 사립대라 '돈'에 혈안이 돼 발전기금 만들고, 각종 수익 사업에 몰두하는 것에 비춰볼 때 영재교육원마저도 그 흔하디 흔한 돈벌이 수단 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매우 걱정스럽고 불만스럽습니다.

2008/03/31 - [자녀 교육] - 두 아이 영재교육원 입학식 마치고 2
2008/03/23 - [자녀 교육] - 영재원, 또 재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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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영재원 입학식 마치고 1

아이 크는 재미 2008.03.31 00:22

어제(3월 29일) 아들 녀석 영재원 입학식을 했습니다. 그보다 일주일 전인 22일에는 딸 아이 영재원 입학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뭐 대단한 아이들이라도 키우나보다 할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한참 성장 할 시기로 온갖 가능성이 열려 있는 아이들이기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시켜 보겠다는 생각으로 밀어주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두 아이 입학을 하고 보니 영 마음이 안좋네요. 너무나 다른 두 영재교육기관의 태도가 그렇고, '공짜'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던 일이 의외로 돈이 꽤 들 것 같다는 생각이 그렇고, 과연 버텨 나갈 수 있을까 자칫 아이들에게 큰 상처만 남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서도 그렇습니다.

큰 아이인 아들은 올해 중학교 입학했습니다. 3년 전 4학년 가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육청 영재교육원 신입생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는 갑자기 영재교육원에 간다고 해서 속으로는 '에그, 너처럼 놀기만 하는 녀석이 영재원 들어간다면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가 다 영재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지 나름대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주고, 필요하다는 책 있으면 사주고, 도서관에 가서 과학책 위주로 빌려와서 읽도록 해주고, 그런 정도였지요. 교내 선발과 2차 시험까지는 합격했는데,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올해 아니어도 내년이나 내후년이나 기회는 많다"고 위로해줬습니다.

그런데, 그 위로가 아이에게는 격려가 됐는지 5학년 가을에 또 시험을 치겠다고 했고, 덜컥 붙어버렸습니다. 5학년 때는 지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듯 했습니다. 고교 수학교사인 막내고모와 중학교 과학교사인 큰고모부도 전화로 꽤 괴롭혔지만, 모르는체 했습니다.

6학년 3월에 영재원 입학을 하고 두어번 갔다 오더니 과학 학원에 보내달라네요. 재수는 한번 했으면 됐지 또 하긴 싫다고, 초등 영재원은 별 의미 없다고, 중등 영재원을 가야하는데 혼자 공부해서는 또 재수해야할지 모르니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떼를 씁니다. 나중에 원망은 안들어야겠다 싶어, 또 이리저리 알아보니 꼭 과학고등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영재원에 다니면서 자기보다 뛰어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이후 학습에 큰 도움이 되더라는 얘기도 들었고 해서 과학 학원에 보냈습니다.

작년 말, 여러 대학 영재교육원에 원서를 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은 전자(특히 로봇)와 물리쪽인데, 학원에서 과목을 뗀 건 화학 밖에 없다며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어도 합격할 과목으로 원서 쓰겠다며 물리나 정보가 아닌 화학으로 원서를 내더군요. 다 떨어지고 경남대도 겨우 합격했습니다.

합격하고 나니 아이가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름대로 뭔가 이뤄냈다는 성취감이 무엇인지도 맛을 본 듯 했고, 매사에 자신감도 붙은 듯 했습니다. 사춘기로 접어들어 그렇기도 하겠지만, 나나 아내가 틀린 얘기를 하면 그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자신감 없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찾아보고 말씀드릴께요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건 이러저러해서 아니예요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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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입학식.



하여튼 어제 입학을 했습니다. 초.중등 합쳐 170명이 입학한다고 모였고, 학생 1명당 딸린 가족이 1명에서 많게는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 언니까지 대여섯명 씩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은 다들 초롱초롱했지만, 옆자리 앉은 학생과 초면인데도 장난치고 떠드는게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따라온 부모들도 뭔가 기대에 가득찬 상기된 표정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렇지만,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입학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부모들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였습니다.

입학식 내내 교육원 관계자들이 보여준 성의와 열정은 좋았습니다. 믿을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영재교육원장이 됐다는 이의 학부모 설명은 더도 덜도 아닌 장사꾼의 태도 그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돈 이야기였습니다. 중간중간 영재나 과학, 교육에 대한 얘기는 그 돈 이야기를 매끄럽게 하기 위한 양념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20명을 선발해 10만원 씩 받고 영어로 과학교육을 하겠다는 얘기는 솔직히 선발만 되면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 얘기때만 해도 기대가 컸습니다. 다음으로는 미국 연수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2주동안 미국의 중등 과학영재들과 함께 캠프를 하는데 참가비가 400~500만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30명 밖에 못데려간다네요. 170명, 다 나름대로 영재라고 생각하는 아이 부모들을 앉혀놓고... 그래도 여기까지는 영재나 교육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기가 막혔던건 경남대 방송국에서 나온 학생기자인듯 한 이들이 비디오 카메라 3대로 입학식을 줄곧 촬영하고 있어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다 돈벌이였더군요. 졸업할 때 DVD를 만들어 주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는 것이라고, "거기에는 돈이 들어가는 것 알고 계시죠?"라고 묻는데, 디비디가 영재교육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기가 탁 막혔습니다. 아이들 적성검사를 하겠다는, 때때로 유명 강사를 초빙해 학부모 교육을 하겠다는, 어머니회를 만들어 활성화 하겠다는 얘기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까닭은 이미 원장이 너무 많은 돈 얘기를 한 뒤였기 때문일겝니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미국 연수였습니다. 사실 그 돈이면 두세달 어학 연수 보낼 돈입니다. 그런데도 마산시내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시청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머지 학생은 전부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네요.

인근 창원시내에는 내가 알기로 영재교육원이 3곳 있습니다. 시교육청, 창원대, 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사이버 영재원입니다. 그런데, 시는 시교육청 영재원에 전적으로 지원을 해줍니다. 시교육청 영재원생은 모두 창원시내 초중학생이지만 창원대나 사이버영재원은 경남도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김해에는 인제대와 시교육청 영재원 두곳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을 인제대 영재원에 지원합니다. 인제대 영재원은 과기부 공인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립대에 코가 꿰였는지 김해시는 김해시내 학생만으로 구성된 시교육청 영재원에는 그다지 지원하지 않으면서 인제대에는 정말 물쓰듯이 돈을 들이붇습니다. 이 말은 작년 시교육청 영재원 입학식 때 참석했던 시청 계장인가 과장인가가 했던 말입니다. 인제대에 지원하다보니 시교육청 영재원에 지원할 자원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지원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이번에는 마산시가 나선 모양입니다. 차라리 지원할려면 마산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영재원이나 팍팍 밀어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경남대도 마산시 지원이 그렇게 아쉽다면, 차라리 마산시내 학생만 대상으로 모집해서 운영하는게 맞다고 쓴소리가 절로나오네요.

170명 중에 마산시내 학생이 30명 안되겠습니까. 대학이 마산에 있는데. 누구는 시 지원받아 훨씬 적은 돈을 내고, 누구는 거제니 진주니 한시간 이상씩 떨어진 거리에서 다니는 것만 해도 시간 기름 아까운데 해외 연수비용까지 에누리 한푼 없이 제값 내고 다녀온다면, 원장이 얘기한 "긴 학문의 여정을 함께할 친구"가 쉽게 될 수 있을까요.

2008/03/23 - [자녀 교육] - 영재원, 또 재수할 것인가?
2008/03/31 - [자녀 교육] - 두 아이 영재교육원 입학식 마치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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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헐.. 2008.03.31 0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육청 영재교육원은 참 한심해요.. 차라리 과학고등학교 영재교육원이 훨씬 낫죠.. ;;;

    • Favicon of http://in.idomin.com BlogIcon 돼지털 2008.03.31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교육청 영재교육원이 대학에 비해 시설 등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요. 우리 큰아이 경험을 보면 그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우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있어 그나마 보낼만 하다고 봅니다.
      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2. 같은맘 2009.03.26 1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곧 입학식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이글을 읽고보니 새삼 걱정이 앞서네요
    욕심이 지나치면 뭐든 좋을게 없다는데
    신중을 기해야 할듯 하네요



영재원, 또 재수할 것인가?

아이 크는 재미 2008.03.23 18:45

[2007년 12월에 회사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글입니다.

집이 김해이다 보니 대학 3군데 영재원에 원서를 냈더랬지요. 경남에서는 그래도 경남대 영재원을 알아주는데, 우리집에서 가자면 차로 40분 거리이고, 아이 혼자 보내려면 시내버스를 2번 갈아타야 해서 떨뜨럼했습니다. 창원대는 그나마 좀 가까워서 같은 김해에 있는 인제대 영재원과 비교해도 교통편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이었지요. 인제대 영재원은 정부 공인이 아니고, 김해시하고 인제대가 협력해 만든 곳이라 크게 신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맨 처음 시험 친 곳이 창원대였는데, 작년에 시험 쳤다가 떨어진 곳이었지요. 올해는 행여 합격하려나 기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경남대 시험을 쳤고, 마지막으로 인제대 시험을 쳤습니다. 창원대 시험을 치고 나와서 아들녀석(초 6)이 "올해는 작년보다는 낳은 것 같아요" 하기에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경남대 치고 나와서는 "우 씨, 무슨 시험이 이래. 중학교 3학년까지 공부를 했는데, 내가 모르는 내용이 나왔으니 아마 고등학교 수준인 것 같아요. 이건 미친 짓이야" 하더군요. 떨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마지막, 인제대 시험을 치고 나와서는 "이런 문제만 나오면 영재반 아니라 KSC도 가겠다" 하더군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시험이 쉬우면 항상 떨어지더라…."

하여튼 세곳 시험을 쳤는데, 가장 어려웠다는 경남대에는 2차 합격했는데 나머지 두곳에는 떨어졌습니다. 어제(11월 25일) 경남대 3차 심층면접을 쳤습니다. 예상시간보다 한시간 반을 더 걸린 후에 나온 아들 녀석 왈 "우와, 이건 면접이 아니어요. 면접이라면 내 인성을 보거나 과학 실력을 봐야 하는데, 인내력 테스트 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문제 풀이과정을 설명하라길래 설명했지요. 그런데 설명 과정에서 나온 용어에 대해 설명하라는 거예요. 그래 설명했는데, 또 그 설명과정에서 나온 용어의 개념을 물어보지 뭐예요. '나를 뭘로 보는거야' 싶어 화가 났지만 그래도 참고 설명했더니, 또 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지 뭐예요. 이건 숫제 인내력 한계를 테스트 할려고 작정한 사람을 같았어요." 다섯문제가 나왔는데, 답을 다 쓰기는 했는데 한문제는 맞을지 틀릴지 모르겠고, 네문제는 확실하게 틀렸답니다.

그래서 한가닥 끈이었던 경남대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습니다.

되돌아보자면, 아이가 4학년 때였던 것 같네요. 그 당시 인제대 무슨 사업부서에서 김해시내를 순회하면서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실험 교실을 열고 있었지요. 우연히 알고는 한번 참가비가 5000원으로 저렴했기에 아무 생각없이 아이를 보냈습니다. 그때부터 애가 뿅 가버렸지요. 그 전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동화류보다는 과학쪽, 정서적인 것보다는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긴 했는데, 실험교실 한번 갔다 오더니 과학자가 되겠다더군요. 황당하기도 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랐습니다. 영재교육원이니 과학고니 하는 개념도 없을 때였지요.

그해 말, 학교에서 통신문이 왔는데, 교육청 영재원 모집한다는 안내였지요. 아이가 시험 쳐보겠다 해서 아무 생각없이 그러라고 했지요. 교내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김해교육청 2차 시험에도 무난히 합격하더군요. '이 아이가 과학적 재능이 있나?'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면접 준비도 그다지 안했습니다. 아, 빠뜨린 것이 있군요. 2학년때인가 3학년때인가부터 2주 단위로 김해도서관에 가서 12권씩 책을 빌려다가 읽혔습니다. 주로 과학책이었지요. 그러다가 괜찮은 책이다 싶으면 사주기도 했습니다. 또 교내 시험에 합격하고는 3~6학년까지 과학 관련 문제집을 몇 권 사주면서 풀어보라고 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 수준의 설명을(미리 답을 보고) 해주기도 했지요.

하여튼 면접을 쳤는데 떨어졌습니다. 나나 애 엄마나 영재원 과학고 그런데는 가면 좋겠지만 억지로 보내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떨어졌으니,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더는 미련이 없었지요. 애도 별다른 얘기는 없었고요. 아, 이 말은 하더군요. 5학년 형아들하고 붙으려니 실력이 달리더라고 했습니다.

5학년 가을이 됐습니다. 여름 방학 마치고부터 과학영재원 시험 친다고 하면서, 문제지 몇개를 사 달라고 하더군요. 라인업을 사줬습니다. 몰라서 물어보는 것 말고는 문제를 푸는지 마는지도 신경 껐더랬습니다. 창원대 영재원에 원서를 냈지만 2차 필기에서 떨어졌지요. 교육청도 별 기대는 안했는데 덜컥 면접에까지 합격해버리더군요. 사실 합격했다는 말에 걱정을 먼저 했습니다. 과학 영재로 키워내는데 돈도 많이 들고, 부모도 고생한다는데, 제대로 뒷바라지 해 줄 자신이 없었던 것이지요.

올 3월, 김해교육청 영재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얼마 후 아이가 과학 학원에 보내달라네요. 재수는 작년에 한번 했으면 됐지, 또하고 싶지는 않다고, 연말에 영재원 시험 또 칠건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또 재수해야된다고, 학원 보내달라고, 그렇게 요구했습니다. 고민됐지만, 나중에 애한테 원망은 안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와이즈만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월 16만원이라는 학원비가 사실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베이직인가 뭔가 하는 반에 들어갔는데 한달 반만에 재미없다고 해서 월반을 했지요. 내가 보기에는 베이직 반이 실험도 많이하고 해서 재미있을 듯도 싶었는데, 이론 공부하는데로 보내달라 해서 학원에 억지를 좀 써가면서까지 월반을 시켰습니다.

우리 아이는 물리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학원 진도때문에 화학 공부를 많이 했지요. 이번에 대학 영재원 원서 낼 때도 아이가 굳이 화학반에 내겠다고 해서 의아해했는데, 뒤에 물어보니 학원에서 화학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화학이 물리보다 더 쉬울 것 같아 그랬다네요.

하여튼 대학 영재원은 세곳 중 한 군데만 필기 합격했고, 면접 결과는 그마저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남은 것은 교육청 영재원인데, 사실 썩 보내고 싶은 마음이 안생깁니다. 교육청 영재원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영재원 다녔다고 해서 과학고 같은데 가점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온 가족이 주말 반납해가며, 나부터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니 불효자가 되는 것 같아 이래저래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주말에는 재밌게 놀고 제때 공부 열심히 해서 남들하고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영재원보다는 음악도 듣고 뮤지컬도 보러다니고, 연극이니 아이가 좋아하는 동방신기 공연 있으면 줄 서서 보기도 하는 그런 아이로 컸으면 하는 기대도 있고, 그래서 교육청 영재원에는 썩 보내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경남대 시험치고 집에 오면서 아이와 얘기를 나눴는데, 아이는 교육청 영재원 시험을 꼭 치겠다는겁니다. 이러저러해서 아버지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그래도 해보고 싶다네요. 물론 교육청 영재원이라고해서 합격한다는 보장이야 당연히 없지요. 떨어지면서 아이가 단련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자만,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꺾기만 하는 것도 부모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심란합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영재성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저 '공부 좀 잘하는 아이' 정도인 것 같은데, 아이의 꿈을 어디까지 밀어주고 어디서 깨쳐주어야할지 힘겹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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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8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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