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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정희연 차장이 말하는 기업블로그 성공열쇠

정성인 기자가 만난 사람 2010.03.15 09:49

티스토리 선정 2009 IT분야 우수 블로거, 올블로그 선정 2008 비즈니스 블로그 선정.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꿈꾸는 화려한 이력이다. 그런 이가 대기업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담당하고 있다. 뭔가 그 기업의 블로거와 트위터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앞선다.

LG전자 홍보팀 차장인 정희연 씨는 자신의 블로그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midorisweb.com)을 운영하고 있다. 이 블로그가 앞에 든 상을 받았다. 트위터에서는 midorijung(twitter.com/midorijung)으로 트위터러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LG전자 블로그인 The Blog(blog.lge.com)와 회사 트위터 계정(twitter.com/lg_theblog)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개인 블로그 운영에서 얻은 노하우는 그가 운영하는 기업 블로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The Blog는 티스토리 선정 2009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기업부문 Top 1을 차지했다.

13일 서울서 열린 '제2회 블로그 네트워크 포럼'에서 만난 그는 기업이 왜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고, 왜 트위터 같은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로 고객과 소통해야 하는지를 열정적으로 강의했다.

세탁기 사고에 즉각·적극 대응

 
 
 
  LG전자 블로그 THE BLOG(http://blog.lge.com).  
 
우리는 기억한다. 지난 2월 말 어린이가 LG전자 트롬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기업의 책임 여부를 떠나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렇지만, 주말을 넘긴 LG전자는 결함 여부와 관계없이 자발적 리콜을 한다는 발표와 함께 '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을 강화한다고 나섰다. 지나고 보니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탁월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중국으로까지 리콜을 확대했지만, 증시에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부정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2월 22일 11만 7000원이었던 주가는 중국에서도 자발적 리콜을 한다는 발표가 있었던 지난 5일 10만 4500원까지 1만 2500원, 10% 이상 빠졌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달 22일 1627.10이었으며 1634.57로 기간에 등락이 되풀이됐던 점에 비춰보면 악재에도 선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문제로 지구촌이 연일 들썩이던 상황이었기에 LG전자가 자칫 잘못된 대응을 했다가는 도요타의 잘못까지 겹으로 피해를 볼 상황이었는데도 적극적인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통해 자발적 리콜 알려

 
 
 
  LG전자 정희연 차장. /뉴시스  
 
정 차장은 이에 대해 "이슈를 피하지 말고 맞서라. 대화에 참여하고 피드백해 부정적인 견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하라"는 말로 설명했다. 경영진이 사고에 대한 소극적 방어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데 발맞춰 기업 블로그를 통해서도 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렸음은 물론이다.

실제 블로거 김호(더랩에이치 대표) 씨는 '위기관리 트레이닝: LG전자가 보여준 리콜의 새로운 공식 5S'(http://hohkim.com/entry/LG-Electronics)라는 글에서 소비자 안전, 빠른 의사결정,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해결책에 중점이라는 요소와 함께 소셜 미디어의 활용을 들면서 모범 사례로 꼽았다.

인용해보면 이렇다. "이번 LG전자의 위기 대응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소셜 미디어의 적극 활용이었다. 2월 23일 조치를 발표함과 동시에 LG는 자사의 블로그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소비자 안전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그리고 캠페인의 진행상황을 '드럼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 8일째. 문 잠금장치 신청자가 2만 4542명, 안전캡 1만 7208명 신청' 등으로 수시로 업데이트 해나갔다. (중략) LG전자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나갔다. 이러한 조치가 가능했던 것은, LG전자가 2009년 3월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소비자가 댓글까지 달 수 있게 허용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 것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LG전자가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안전 캠페인을 벌이자 많은 블로거와 네티즌들은 관련 포스팅이나 댓글, 트랙백(trackback)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함께 캠페인에 동참해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정 차장은 이 밖에도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얻은 효과는 다양했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LG전자 휴대전화 '아레나'가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다음날 신문에는 '안방보다 외국서 인기 끄는 아레나'라고 보도됐다. 기자들이 흔히 하는 보도자료 뒤집어 쓰기이다. 블로그나 SNS를 활용하기 전이었다면 기자에게 항의하거나 아주 심한 왜곡일 경우 정정 보도를 요청하는 정도에 그쳤겠지만 정 차장은 블로그를 통해 다시 이를 뒤집었음은 물론이다.

도요타 파문에도 피해 최소화

 
 
 
  LG전자 트위터 타임라인(http://twitter.com/lg_theblog).  
 
정 차장은 LG전자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전략 10가지를 밝혔다. △감성과 정보가 결합된 이모메이션(emotion + information) △1인칭을 고집하라 △'솔직함'과 '인간미'가 가장 중요한 미덕 △하고 싶은 말을 참아라 △블로그의 파워는 대화의 양에서 나온다 △온라인 대화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라 △고객 의견 수렴하여 운영에 반영하라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라 △이슈를 피하지 말고 맞서라 △'신뢰 형성'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마라는 것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블로거나 트위터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에 해당하지만 이를 지켜내기는 쉬운 일은 아닐 터. 특히 외부로 소통하는 창구인 블로그에서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내부에서 변화가 없다면 공허해질 수 있거나 최악의 경우 고객의 반발과 외면을 살 수도 있다.

정 차장은 그래서 내부의 변화를 강조했다. "두산의 박용만 회장 같은 CEO가 없다면 Ford처럼 가르쳐라. 담당 임원, CEO에게 블로그와 트위터를 가르치고 사내 교육에 나서라"는 것. 앞에 예로 든 "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도 경영진에서 먼저 블로그와 트위터로 널리 확산하라고 지시할 정도로 열린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활용 모범 사례로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면서 몇 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치 있는 정보나 뉴스를 가장 먼저 전달하라는 것.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뉴스 배포가 아닌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뉴스'다. 신제품 출시나 채용 공고와 같은, 회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목소리처럼 들리게 하라고 했다.

또 우리에게 말을 걸거나 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경우 대화에 참여하고 즐기라고도 했다. △'화제'를 만들고 '재미'를 추구하거나 △올드미디어를 활용 △가끔 특별 이벤트를 제공하라는 것도 덧붙였다. 특히 블로그와 트위터가 활성화되면 그것을 보고 올드 미디어에서 취재하고 기사화하는 현상도 늘었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 블로그나 트위터를 운영하는 궁극의 목표는 이를 통해 이뤄지는 대화가 그대로 대화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내부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고 기업 경영에 반영돼야 하며,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하는 목적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들렸다.

☞정희연은 누구?

온라인상에서 '미도리'로 통하는 정희연 차장. 그는 일본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 푹 빠져 '미도리'라는 닉네임을 쓰게 됐다고 그의 블로그(midorisweb.com)에 밝혀뒀다. 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얼마나 심취했었는지는 2008년 티스토리에 블로그 둥지를 틀기 전까지 운영했던 홈페이지 '문화적 제설작업'(midol.pe.kr)에 담아둔 그의 소설과 문학세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만 훑어봐도 알 만하다.

티스토리 2009 베스트 블로그, 올블로그 어워드 2008에 선정되는 등 블로고스피어에 확고한 자리를 잡은 그는 새로 시작하는 블로거에게는 자신이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 조급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할 것, 친구를 많이 만들고 도움을 줄 것 등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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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15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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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kkuks81.tistory.com BlogIcon 바람몰이 2010.03.17 0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돼지털 님. 이렇게 인사드리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격려와 마음을 잘 받아 예쁜 아가를 낳았습니다.

    이 녀석 지 엄마랑 똑같이 생겼더라구요 ^^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예쁘게 잘 키우겠습니다!

    항상 행복한 삶되시기를 기원합니다~

  3. Favicon of http://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10.03.27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큰 비중으로 기사를 실어주실줄은 몰랐는데 창원의 지인이 보내준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이 없어서 못보내드려서 흑..아쉽지만..가보로 간직할랍니다. 예쁘게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아직 걸음마

정성인 기자가 만난 사람 2010.03.08 08:22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노동자가 그야말로 '주인'인 기업이다. 주식 지분 100%를 갖고 운영하는 모델로 자본-경영-노동이 하나로 굴러가는 이상적인 기업의 형태로 꼽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지난달 26일로 만 3년을 넘기고 4년차로 접어든 진주시민버스㈜의 사례는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의 성패를 되짚어보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은 정현찬(63) 씨를 진주에 있는 한 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민주주의민족통일서부경남연합 의장 등을 맡은 적이 있으며 진주시 금산면에서 시작해 한평생을 농민운동과 시민운동에 바친 사람이다. 시민버스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농민운동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는데, 기자와 만난 6일에도 전날 대전에서 열린 가톨릭농민회 일로 대전에서 1박2일 연수를 하고 진주로 오는 길이었으며, 인터뷰 이후 곧바로 경남가톨릭농민회 이사회가 예정돼 있었다. 올 들어 경남가톨릭농민회 회장을 맡았다고 한다.

   
 
 
- 농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었는데, 노동운동이나 기업 경영 같은 일을 맡아 처리해내기가 수월치는 않았을 텐데.

△큰 틀에서 보면 농민운동·시민사회운동을 했지만,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우리영농조합이나 작목반 활동도 따지고 보면 경영활동이다. 오랫동안 그런 활동을 해온 경험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이기 이전에 기업이다. 경영을 제대로 못 한다면 기업은 존속할 수 없지 않나.

- 출범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안다.

△2006년 8월이었다. 당시 신일교통이 밀린 임금 13억 3000여만 원 등 65억 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그보다 앞서 7월 21일 모든 버스가 멈췄고, 노조는 24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10월 21일에는 사업면허가 취소됐고 같은 달 23일에는 조합원 한 명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도 있었다. 그렇지만, 노조의 파업투쟁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파업 133일 만인 그해 12월 1일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인 진주시민버스㈜가 탄생했다. 시내버스 업계로 보면 진주에서는 삼성교통에 이어 두 번째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이었고, 전국적으로는 청주의 우진교통, 대구의 달구벌교통을 포함해 네 번째였다.

- 삼성교통도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이긴 하지만, 출범 형식은 조금 달랐다고 안다.

△삼성교통과 시민버스의 가장 큰 차이는 원래 있던 회사와의 관계에 있다. 삼성교통은 원래 삼성교통이 부도나자 노동자들이 회사를 인수했지만, 시민버스는 원래 있던 신일교통이 부도나자 이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면허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데 있다. 신일교통이 부도나면서 시내버스 운송사업 면허도 취소됐다. 그러자 노조를 중심으로 출자해 회사를 설립하고 운송면허를 신규로 받은 것이다. 신일교통 노동조합이 중심이긴 했지만, 법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신일교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새로운 회사로 출범했다.

- 새 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이 만만하지는 않았을 텐데.

△신일교통과 별개로 회사를 설립하려다 보니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 문제였다. 부채와 자산을 인수하는 것과는 달리 생돈을 마련해야 했다. 조합원 160명이 각각 500만 원씩 출자해 8억 원을 마련하고 할부로 버스 73대를 새로 사서 운행을 시작했다. 신일교통에서 임금을 몇 달째 받지 못한 조합원들이 500만 원을 마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려달라.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이라는 말인데, 사실 그게 현실 속에 적용될 때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노조가 임금교섭을 하려 해도 그 대상이 곧바로 노조 자신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자주관리 기업'이라는 게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자본과 경영, 노동을 철저히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자본인데, 500만 원씩 8억 원에 이르는 출자금 지분은 시민단체에 위탁해뒀으며 노동자는 노동만 담당하고, 경영은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회사 경영에서 실제로 가장 중요한 기구는 자주관리위원회다. 대표이사와 선임부장을 포함하는 관리단 3명, 승무원 대표 3명으로 구성되는데 매월 1회씩 회의를 해서 경영과 관계된 모든 일을 결정한다.

- 지난 3년을 평가하면 어떤가.

△아직은 뿌리를 내렸다고 말할 수 없다. 결국, 임금 깎아 운영하는 셈이다. 승무원들 한 달에 22일 만근 했을 때 130만 원 정도 받아간다. 상여금 없이 기본급만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학교 방학 때면 임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입이 급감한다. 다른 자산이 없으니 차입경영을 할 수도 없다.

- 경영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 가장 큰 위기에 닥쳐 있다. 차고지를 임차해 쓰고 있었는데, 지주가 부도나는 바람에 차고지 터도 경매로 넘어가 비워줘야 할 처지다. 다른 땅을 임차하려 해도 마땅한 땅이 없는데다 담보물이나 다른 자산이 없으니 땅이 있다 해도 임대료 마련도 쉽지 않다.

   
 
  지난 2007년부터 진주시민버스 경영을 맡고 있는 정현찬 대표이사. /정성인 기자  
 
- 어쩌면 운송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다 보니 겪는 어려움일 수도 있지 않은가.

△대중교통은 노인이나 학생 등 교통 약자가 주로 이용한다. 요금 인상을 하면 승무원 처우는 개선할 수 있겠지만,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제약하게 된다. 결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준공영제 도입이 절실하다.

- 현재 도내에서는 마산이 일부 노선에 준공영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진주도 동부 5개 면 노선 5대는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면적인 준공영제가 도입돼야 한다. 현 정영석 진주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오는 6·2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가 중요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시민·사회단체와 힘을 합쳐야 할 부분이다. 현재 광역시는 대부분 준공영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행정이 운송원가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서비스 질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준공영제 아래서는 시내버스 회사별로 무리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과속이나 난폭운행을 할 이유가 없어져 사고 위험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 지난해 부산교통 문제로 진주지역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무슨 일인가.

△진주지역에는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인 삼성교통·시민버스 뿐만 아니라 부산교통·대한여객·영화여객도 시내버스를 운행한다. 모두 220대 정도 되는데, 전문가 분석으로는 진주지역 시내버스 적정 대수를 200~210대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교통이 탈·편법으로 무단 증차를 했다. 또 노선 허가만 받아놓고 실제로는 운행하지 않는 등 업계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일을 되풀이했기에 시민단체 등이 반발한 것이다. 그 밖에도 서울 시외버스 요금 부당 과다 징수나 버스운송사업조합 운영과 관련한 회계 투명성 확보 등을 요구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덜 중요한 것은 없지만, 시내버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것이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는 무단 증차 문제였다. 시청에서 열린 회의석상에서 조 사장에게 정말 진주에 시내버스 증차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물었다. 그도 감차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살아남고자 적정 대수가 될 때까지 증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자주관리 기업이 출범한 지 4년 가까이 돼가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곳도 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우리 회사만 보더라도 특정 자본이 지분을 대량 매수해 경영권 인수하는 것을 막고자 지분을 사회단체에 위탁해두고 있는데, 이를 주주인 노동자들에게 돌려줄 필요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많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 자주관리 기업 운영과 관련해서도 손볼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버스노조 본조와 의견대립도 많다. 특히 행정과 학자들이 급하게 틀을 세우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점차 개선해나가야겠지만, 부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일이 많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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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만 STX입주 찬성조직, 왜 집단 탈퇴했을까?

정성인 기자가 만난 사람 2010.02.22 21:02

3년 가까이 끌어온 수정만 매립지 STX 공단 관련 갈등이 준공정산 협약만 남겨둔 가운데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해 온 수정주민들의 세력 구도가 무너졌다. 처음부터 STX유치에 찬성을 표하며 발전위-뉴타운추진위에 주도적으로 참가해왔던 김영곤 수정어촌계장을 비롯해 어촌계원들이 뉴타운추진위원회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뉴타운추진위 탈퇴 기자회견을 한 17일, 온라인에서는 '찬성 주민들이 반대로 돌아섰다'거나 '결국 노린 게 보상금이었다'는 식의 블로그 포스팅이 있기도 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영곤 어촌계장을 20일 만나보았다.

가장 궁금했던 게 '왜'였다. 그는 2007년 수정마을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이후 조직이 뉴타운추진위원회로 바뀌고도 공동위원장을 이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공동위원장에서 빠지긴 했지만, STX유치 찬성 흐름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왜' 조직에서 그것도 집단으로 탈퇴하기로 했는지부터 물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고 묻자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어제저녁까지 '돈 때문에 탈퇴했다'는 식으로 블로그에 글 올린 사람들에게 항의하고 고쳐달라고 요구하다 보니 목이 쉬었다. 절대 그것은 아니다. 사업으로 피해를 보게 된 주민들에게 보상해주는 것은 사업주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을 하지 않으려거나 시에 떠넘기려는 데도 뉴타운추진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에 나선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김영곤 수정어촌계장이 홍합 양식장과 해안선 사이 거리가 짧아 바지선 운항에 따른 피해가 예측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in@idomin.com  
 
바지선 운항땐 양식장 피해 불가피

"보상이란 결국 돈 문제 아니냐"고 재차 물었지만, 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상하겠다는데 보상금이 적다고 하는 게 아니지 않으냐. 당연히 해야 할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데 그게 돈을 더 받으려는 것하고 같게 취급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돈 문제가 맞니 아니니 말로 따질 일은 아니다 싶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주도하기도 했던 조직에서 집단으로 탈퇴하는 강수를 둔 배경은 여전히 의문이었다. 그런 문제가 있다면 뉴타운추진위 안에서 논의하고 대응할 수도 있겠기에 왜 탈퇴했는지를 물었다.

"배신감을 느꼈다. 1월 18일쯤 수정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 준공정산 협약(안)(이하 '협약안')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내용은 어떤지를 알아보고 다니던 중 13일 이 내용이 뉴타운측에 전달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이고, 26개 약속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인데도 추진위는 이를 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당연히 의견 수렴도 안 했다. 중요성을 간과했을 것이라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그럴 수는 없었다." 그는 이 밖에도 탈퇴 결정을 하기까지 겪었던 서운함 내지 배신감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결국, 핵심은 시의회에 계류 중인 '협약안'의 내용에 있는 듯했다. 그래서 내용으로 옮아갔다.

수정어촌계원은 93명이고, 어업 종사자는 15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뉴타운추진위에 속한 이도 있고, 반대대책위에 속한 이도 있다. 어느 조직에 속해있건 공단이 조성되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바다에 기대 살아가는 이들은 어업권이 소멸한다면 생존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소멸하지 않더라도 철 구조물을 실어나르는 대형 바지선이 운항하다 보면 항로 주변의 양식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정만은 동쪽을 향해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다. 호리병 바닥에 해당하는 부분은 매립됐고, STX 조선기자재공장이 가동될 때, 창원공단과 진해 죽곡산단으로 잦은 바지선 왕래가 예측되는데 그 항로선 상에 어업면허 3건이 있다. 정치망 어장 1곳과 홍합 수하식 양식장 2곳이다. 그런데 '협약안' 이주보상과 관련한 항목에 "수정어촌계 공동어장에 대하여는 부도수로 항로준설과 연계하여 어장 전체를 소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부득이한 경우 정치망어장을 소멸하고 홍합양식어장은 마산시가 소멸된 정치망 어장 아래쪽, 즉 STX중공업의 향후 사업진행에 따른 피해가 없는 지역에 대체어장을 형성토록 하며, 어장 소멸 및 이전보상은 마산시와 STX중이 별도 협의한다"고 돼 있다.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수정만에서 진해 쪽으로 길쭉하게 홍합양식장 6.5㏊가 있고 그 남쪽 만 바깥에 정치망 어장이 있다. 또 만 바깥 북쪽으로 홍합양식장 7.2㏊도 있다. 그밖에 만 해안을 따라 1종 바지락어장도 있다. 그런데도 정치망 어장만 소멸하고 내만에 있는 홍합어장은 보상하지 않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또 정치망 어장 남쪽은 수정어촌계 관리지선이기는 하지만 이미 어업권이 소멸된 지역이어서 대체어장을 지정할 수 없는 곳이다. 또 더 남쪽으로는 옥계어촌계 관리지선인데다 옥계어촌계 한정어업면허 지역이어서 대체어장을 조성할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어장을 소멸하지 않고는 항로가 확보되지 않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다음 지도에서 거리를 재어봤다. 만 입구에 있는 홍합 양식장 끝에서 반대편 해안까지 거리는 100m 남짓했다. 만 안쪽에 있는 방파제에서 맞은편 해안까지 거리도 마찬가지로 100여m. 거리상으로는 문제가 안 된다. 그렇지만, 부표에 줄을 매달아 바닷속으로 늘어뜨려 홍합을 양식하는 어장이라는 게 문제라고 했다. "바지선을 끄는 예인선은 크기에 비해 출력이 높은데다 보통 배보다 스크루가 물 깊숙이 있어 수면으로는 물보라가 크게 일지 않지만, 수심 2~3m 부위에는 스크루로 인한 물 소용돌이가 크게 인다. 줄에 매달린 홍합이 떨어지거나 줄 자체가 끊어지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식을 할 처지가 안된다는 말이다. 또 내만 북측 해안을 따라 바지선을 띄워놓고 홍합 껍데기를 까는 박신장이 늘어서 있는데, 큰 배가 지나가면 박신장 운영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1종 바지락 어장도 마찬가지. 예인선이 운항하게 되면 해안가 모래밭에 뻘층이 덮이면서 바지락 양식을 못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결국, 생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내만 홍합어장 보상 없어 '생업 타격'…STX 26개항 약속 의지도 안보여

또 문제는 있다. 지난해 9월께 STX중공업이 어업권 소멸과 보상에 대해서는 마산시가 맡아달라고 시에 요청하면서 말썽이 인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번 '협약안'에 보상 주체를 마산시와 STX중공업이 협의한다고 돼 있어 향후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보인다.

"결국 어업권 소멸과 그에 따른 보상은 사업주체인 STX측에서 당연히 해줘야 할 사안이다. 이부분은 26개항의 약속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한 이행 의지가 안 보이는데도 무조건 STX 들어오라는 식은 안되지 않느냐."

탈퇴한 배경은 알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뉴타운추진위는 사실상 와해상태고, 반대대책위는 건재하고 있다. 또 하나의 찬성 측 대체 조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그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민원조정위원회'에 대해 얘기했다.

"'협약안'에 따라 민원조정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면 시, STX, 찬성측, 반대측 이렇게 위원회가 꾸려지는데 반대측에서 볼 때는 찬성 3에 반대 1 비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런 조정위원회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민원도 조정할 수 없을 것은 분명하다. 찬반을 떠나 정말 마을을 위해서는 마을 대표성을 가진 이들로 민원조정위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구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판도를 크게 뒤흔들어 놓은 그와 수정어촌계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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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천부인권·구르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정성인 기자가 만난 사람 2009.12.21 08:12

경남도민일보가 운영하는 경상도 지역 블로고스피어인 '갱상도 블로그'가 연말을 맞아 시행한 '최고의 갱상도 블로그'에 3명이 뽑혔다. 12월 20일 현재 갱상도 블로그에는 모두 110여명의 블로거가 활동하고 있는데 블로거 추천을 통해 '이윤기의 세상읽기 책읽기 사람살이'(이윤기)가 최우수, '천부인권의 역사와 야생화'(강창원)가 우수, '구르다의 발칙한 생각'(이종은)이 장려로 각각 뽑힌 것.

지난 1년여간의 '갱상도 블로그'가 걸어온 길은 범 경상도 지역의 블로거가 성장해온 길과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이들 3명 블로거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1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가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고 내년을 조망해본다.

(김주완 부장이 서면으로 질문하고, 메일로 답이 온 것을 제가 정리했습니다.)


- 언제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으며, 그 계기는 뭔가요?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블로그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최우수 이윤기.  
 
△이윤기(이하 '이') = 2008년 9월, 다음세대재단에서 진행한 시민운동가 인터넷리더십 교육에 참가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블로그를 시작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블로그 활동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천부인권(이하 '천') = 올 2월에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창원문화유산해설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를 모두 기록해보자는 생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적극적으로는 4월에 봉암갯벌과 관련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처음으로 남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게 된 것이 '봉진비 이야기'였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반응이 좋으니 한편 더 달라고 하여 글을 환경운동연합 게시판에 올려서 다시 경남도민일보로 가는 방식을 취하자 '구르다'님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경남도민일보 메타블로그로 바로 가게 하는 것이 번거로움이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하여 그렇게 하였습니다. 블로그 이름은 2005년에 제가 당시 관심이 많았던 '역사와 야생화'를 내 나름으로 정리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만들어 두게 되었습니다.

△구르다(이하 '구') = 2005년 1월 30일 블로그(엠파스-발칙한 생각) 첫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전에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시작은 블로그의 편리성과 더불어 갑갑한 일상의 탈출이 필요했습니다. 블로그 이름이 '발칙한 생각'입니다. 내 생각과 삶을 표현하는 공간, 그러다 보니 잡탕 블로그입니다.

- 1인 미디어로써 블로그의 영향력을 느끼게 된 것은 언제이며, 그 이유는 뭔가요?

△이 = 블로그에 쓴 글이 메타블로그를 통해 공개되면서 트래픽 폭탄을 맞아서 하루에 수천, 수만 명이 내가 쓴 글을 읽었을 때 그리고 많은 사람이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때로는 토론과 논쟁을 벌이면서 영향력을 처음 실감하였습니다. 특히, 지역과 관련된 사안들은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이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실리면서 구체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우수 천부인권(강창원).  
 
△천 = 5월에 이팝나무에 대한 글을 쓰니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인쇄되어 나오는 경험을 하면서 보잘 것 없는 내 글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껴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구 = 블로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은 2008년 다음세대재단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함께 진행한 인터넷리더십교육에 참가하고 난 이후입니다. 어머니께서 조카가 명의 도용한 휴대폰 요금으로 맘고생을 하셨는데 그것을 블로그에 올리고 나서 수십 개의 댓글로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누리꾼들과 그 글에 반응하는 가게 주인을 보면서 잘하면 현대판 신문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 중 가장 많은 관심과 조회 수를 기록한 것 3개와 그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이 = 가장 많은 댓글과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은 '초등학교 강제급식 중단하라'는 포스트였는데, 다음뷰를 통해서만 13만 명 이상이 조회하였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사실상 강제로 이루어지는 우유급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글은 꽤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실제로 큰아이는 6년, 작은 아이는 5년 동안 우유를 먹지 않으면서 급식비는 똑같이 냈습니다. 보궐선거로 학교운영위원으로 선출되면서 꼭 잘못된 관행을 바꿔보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고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지역의 몇몇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선택제로 바꾸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는 신종플루와 관련된 포스팅인데, 하나는 우리 아이 둘이 모두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신종플루와 같은 대재앙을 부르는 질병은 과도한 육식으로 바뀌는 인간의 잘못된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하는 포스트였습니다. 전자는 아이들을 걱정해주는 따뜻한 댓글을 많이 받았고, 후자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적지 않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밖에는 2009년에 서거한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포스팅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천 = 1.재앙(災殃)을 부르는 꽃이 피었습니다.(다음: 4661회) 토란꽃이 핀 이유가 기후 때문이란 것을 소개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다음에 소개되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2. 봉림 휴먼시아는 재앙의 중심이 될 것(다음: 24회, 경남도민일보 1000회 이상) 4년간의 자료로 이 글을 썼습니다. 봉림 휴먼시아에서 연락은 오지 않았지만, 이글로 말미암아 우리 마을의 문제를 창원시장이 보고받고 아파트 공사장 전체의 설계를 변경했다고 합니다. 개인적 관심사가 창원시민을 재난에서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었던 점은 큰 보람입니다.

3. 창원 봉곡동 비닐하우스 속 작은 음악회(다음: 29회 경남도민일보 320회) 개인적으로 참 정감이 가는 글이었습니다. KBS와 MBC 라디오 방송이 취재해가는 일이 생겨 동네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장려 구르다(이종은).  
 
△구 = 1. 봉하마을에서 쫓겨난 KBS중계차의 최후(약 8만) -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인데, 제목 그대로입니다. 블로거 4명의 순차적인 기사로 KBS의 불공정한 보도를 국민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2. 휴대폰요금 삼백만 원 속앓이하는 일흔넷 노모(약 2만 6000) - 조카가 어머니와 아버지 명의로 휴대폰을 몰래 개설하여 나온 요금이 삼백만 원인데 이것 때문에 맘고생 하는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3. 대통령을 파는 봉하마을 술빵할매(약 1만 5000) - 2009년 1월 봉하마을에서 술빵을 파는 할머니와 나눈 대화와 그에 대한 생각, MB에 대한 비판입니다.

- 블로그로 인해 생겼던 에피소드나 뒷이야기가 있으면 좀 소개해주세요.

△이 = 둘째 아이와 함께 여름휴가로 다녀온 지리산 길 여행이야기가 KBS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방송되었습니다. 아이에게 기념될 만한 추억의 선물을 하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인사를 하면서 '블로그에서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도 서로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의 화제(블로그에 썼던 글)가 있어서 좋더군요. 그리고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 그리고 전국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을 새로 많이 알게 된 것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꾸 블로그 시작하라고 권유하는 직업병(?)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천 = 저의 글로 인해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입을 닫고 사는 것은 참 비굴한 행동임을 알았습니다. 별것 아닌 블로그 글을 보고 제보도 오니 신나는 일이지요. 또한, 위법을 예사로 하던 행정도 눈치를 보는 것을 보니 시민의 입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 =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3000배 하는 것을 9시간 동안 취재했습니다. 기성 언론사에서는 잠시 왔다 가버리더군요. 그런데 취재하면서 3000배를 하는 그분들과 인간적으로 소통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분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마음이 되더군요.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않는데 한동안은 문자도 보내오고 했습니다.

- 신문·방송 등 기존 언론과 블로그 1인 미디어는 어떤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령 블로그가 기존 언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견제, 보완 역할 등)

△이 =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입니다. 아마 블로그가 기존 언론을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언론과 공존하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기존 언론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이 있기 때문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싶구요. 기존 언론보다 블로그가 빠르고 가벼워서 다른 영역을 개척할 가능성도 큰 것 같습니다. 블로그와는 다른 면이 있지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한 것도 내가 속한 단체가 하는 일을 정확히, 제대로 알릴 방법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의도적이지 않지만, 기존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보완의 역할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 =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일 것입니다. 그 일이 좋은 것이던 나쁜 것이던 자신들에게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는 자신이 사는 세상을 전하는 것이므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언론사가 블로그들의 기를 살리면서 함께 간다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보다 빨리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구 = 제가 단체활동을 하다 보니 토론회, 기자회견 이런 곳에 자주 갑니다. 한번은 모 언론사 기자분이 '블로거 때문에 미치겠다'하더군요. 분명 기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다른 글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지역 신문들이 어려운데 블로그 글이 기사의 20~30% 정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면 지역언론사와 블로거가 상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블로그의 기사가 양과 질 모두 지금보다는 풍부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블로그의 기사가 기존 기자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찾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블로그는 주관이 강한 기사를 발행함으로 지면에서 다루기 어려운 것들을 거침없이 토해 낼 수 있으므로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도 봅니다. 또 그것으로 문제 해결도 쉽다고 봅니다. 특히 지방정부는 더 그럴 것이라 봅니다.

- 블로그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이 = 굉장히 빠른 뉴스와 정보유통의 새로운 길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은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개인 매체를 갖게 되었고, 그 발언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얻은 것이네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사람들과도 온·오프라인에서 더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잃은 것은 시간입니다. 잃었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지만, 아무튼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블로그를 1년 안에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로 올해는 매일 1편씩 포스팅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저는 즐겁게 하는 일이지만 가족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천 = 얻은 것은 자부심이고, 잃은 것은 봉림동장과는 원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구 = 얻은 것은 새로운 사람관계, 삶의 기록, 표현력, 시민단체 영향력, 적지만 돈 기타 등등이 있고 잃은 것은 약간의 의무감, 책임감, 영향력이 생기면서 약간의 자기 검열 같은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 블로그 운영을 통해 직·간접적인 금전 수익이 있다면 대략이라도 공개해줄 순 없을까요?

△이 = 직접적인 금전수입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광고료는 아직도 구글, 다음, 알라딘 등을 다 합쳐도 한 달 평균 5만 원이 안 되는 것 같고…….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실렸을 때 원고료 1회 5만 원인데 한 열 번쯤 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블로그와 관련하여 몇 번의 사례발표와 강의가 있었는데 원고료보다는 조금 더 받았습니다. 금전적 수입은 아니지만, 2008년에는 블로그를 배우러 제주 다음에 갔었고 2009년에는 사례 발표를 하러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천 = 아직 간접적인 수익은 없고 직접적으로는 경남도민일보에 글이 실리면서 글 값을 받은 것입니다. 5~6번인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용돈을 챙긴다는 것은 재미가 쏠쏠합니다.

△구 = 1년 총계를 따져보니 약 70만 원(통신비-28만원 이상) 벌었어요. 광고수입은 1년 되었는데 100달러 수표 한 장, 다음 애드센스 거의 없고요, 알라딘 5만~6만 원, 강사료·원고료 56만 원 벌었습니다.

- '1인 미디어 지역공동체'를 표방하는 '갱상도블로그'가 더욱 발전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 =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블로그 활동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갱상도 블로그가 발전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함께 하겠습니다. 첫째 역할은 역시 블로그 세계로 더 많은 사람을 전도(?)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 = 블로그 강연을 요청하는 곳이 있다면 '갱상도블로그' 차원에서 그곳에 찾아가 무료로 강의를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글이 지면에 실리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보이고 애정을 갖게 됩니다. 많은 사람의 글을 실어주는 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구 = 지역의 더 좋은 블로그를 발굴하는 것, 특정 사안에 대한 이슈를 제사하는 것은 어떨지? 예) 지금은 '행정통합', 단기적인 승부가 아닌 장기적 승부의 관점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세운 목표가 사는 동안 계속해서 기사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읽기, 책읽기, 사람살이'라는 저의 블로그 이름처럼 지역운동, 시민운동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가늘고 길게 오래 쓰고 싶습니다. 책 읽은 소감을 나누는 글은 1년에 50편 이상 포스팅 하겠다는 목표를 앞으로도 매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천 = 유형문화재 자료수집이 끝날 때 그것을 묶어 책으로 발간했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으로 바뀌는 일에 저의 생각이 일조했으면 합니다.

△구 = 개인적으로는 나를 좀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블로거가 되는 것, 노후 대책, 죽을 때까지 블로그를 하고 자식들에게 삶의 기록으로 물려주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블로그를 통한 지역공동체(마을메타블로그)를 구축하고 마을의 미디어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 '갱상도블로그'의 베스트 블로그로 선정되셨는데, 소감 한 마디.

△이 = 칭찬받고 격려받는 일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강좌, 모임, 지면 등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갱상도블로그가 활성화되고 정착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갱상도 블로그에 함께 모여 활동하는 블로거들 덕분에 생긴 상이니 그분들과 경남도민일보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천 = 올해의 뜻하지 않은 수확이 있다면 블로그입니다. 베스트에 끼어 있다니 고맙기도 하지만 부끄럽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고수가 즐비한데 하잘 것 없는 사람이 등위에 들어간다는 것이 더 열심히 살아가라는 회초리라 생각하겠습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저 역시 진화해간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씩 풀려가는 느낌도 있습니다.

△구 = 쑥스럽고, 또 다른 책임감. 도망갈 구멍이 없잖아요.

- 아직 블로그를 모르는 지역 시민에게 한 말씀.

△이 =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솔직히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사회적 발언을 하고 싶어 답답해하였던 사람들은 블로그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천 =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몫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데 자신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자신의 생을 역사에 기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블로그만 한 도구는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두는 그릇을 블로그라 생각하시고 많은 분이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블로그를 하였으면 합니다.

△구 = 더 늦기 전에 자서전 쓴다 생각하고 일단 무조건 시작하세요, 그리고 일정기간 버티면 길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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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ovessym.tistory.com BlogIcon 크리스탈 2009.12.21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 베스트 되실만한 분들이십니다.
    무쟈게 축하드립니다~~ ㅎㅎㅎㅎ

  2. Favicon of http://kisilee.tistory.com BlogIcon 구르다 2009.12.21 14: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문에 너무 크게 나온 것 같아 여전히 쑥스럽습니다.
    아직은 나를 알린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3. Favicon of http://hueunmi.tistory.com/ BlogIcon 골목대장허은미 2009.12.23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만큼 노력하셨기에 이루신 거겠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무진장 축하드립니다~~

  4. 2009.12.25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털보네i 2009.12.25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고골 wince에서 ppc 프로그램 돌리기 dll 등으로 검색하시면 더 많은 정보가 나올것로 생각됩니다

  6. 털보네i 2009.12.25 2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래 화일을 받으셔서 맵피폴더에 복사해 넣어 주세요
    http://ideebee.com/filekey=1023555-056e

    이건 필요하시면 시험해 보시길
    http://ideebee.com/filekey=1023556-581b



50대 사내가 천마리 학에 집착하는 사연은?

정성인 기자가 만난 사람 2009.10.12 08:43

"나 너를 알고 사랑을 알고 / 종이학 슬픈 꿈을 알게 되었네 / 어느 날 나의 손에 주었던 / 키 작은 종이학 한 마리 /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을 / 나에게 전해주며 울먹이던 너…"

 
 
 
 
1982년 전영록이 불러 크게 히트했고 천마리 종이학 접기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종이학' 가사이다. 아직도 10대 소녀들은 학 천마리를 접어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모양이다만, 나이 마흔을 훌쩍 뛰어넘은 사내가 '천마리 학'에 미쳐 지난 7년을 살아왔다니 뜻밖이다.

추석을 앞둔 지난 1일 밤. 9시쯤 진주시 봉곡 로터리 인근에서 만나자는 어름한 약속을 한 탓에 길에서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눈에 보이는 '천학 전통찻집'으로 들어갔다. 차 한 잔 마시고 전화 통화되면 그리로 오라고 하거나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눈과 마음을 온통 빼앗겨 버렸다.

 
 
 
 
나무로 깎아 만든 크고 작은 학으로 실내가 장식돼 있는데, 내공의 깊이는 모르겠지만, 꽤 많은 공력을 쏟았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찻집 안에 있는 나무 학이 모두 1200여 마리라고 했다. 주인에게 허락을 얻고 한참을 사진 찍었다. 그러면서 점차 궁금증이 일었다. 누가 만들었을까, 왜 만들었을까, 언제부터……. 인터뷰 약속을 했던 9시가 지났는데 아직 연락은 없고, 학을 만든 사람을 인터뷰할 시간이 충분할지 어떨지 걱정은 됐지만, 주인에게 학을 깎은 이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주인은 옆에서 설거지하는 남자를 가리킨다. 남편이라고 하면서.

김성렬(51) 씨. 한사코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그를 내가 앉아있던 테이블로 이끌어 앉혔지만,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재떨이 갖다 주겠다며 일어서고, 엽차 갖다 주겠다며 일어서고, 정말 인터뷰에 응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지만, 명색이 기자라면서 그 정도에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우선은 칭찬부터 시작했다.

"전에 일본의 나무불상 조각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이는 나무 속에 들어 있는 불상이 보인다고 하네요. 나무를 가져다 둔 다음에는 목욕재계하고 한참을 참선하다 보면 나무 속에서 불상이 꺼내 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더라고요. 그제야 비로소 조각도를 손에 잡는다더군요. 선생님께서도 아마 나무를 보면 그 속에 깃든 학을 보시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인터뷰를 거절하더니 이 말에 빙그레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7년 전이었다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공예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산을 돌아다니며 적절한 나무를 찾고 있는데, 순간 나무에 깃든 학이 보이더라는 것.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학 공예였다고. 처음에는 왜 하필이면 학이었느냐고 물었더니 "나무를 깎다 보면 여러 가지가 나온다. 거북이·기러기도 나올 수 있지만, 학은 십장생에 드는데다 고고한 이미지에 끌려 그리했다"고 한 대답은 인터뷰를 피하고자 지어낸 말이었다. 나무 속 학을 보고는 함안에 작업실을 꾸렸다고 한다. 아내와 자식들을 진주에 남겨두고 함안으로 옮기면서 그는 '학 천 마리를 깎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김성렬 씨가 나무로 만든 학 작품들.  
 
"천 마리 학을 깎아 찻집을 차리고 상호를 '천학'으로 하겠다고 그때 이미 정했습니다. 그렇게 함안에 2년간 있으면서 거의 천마리 학을 깎았지요." 그렇게 2년간 함안에서 보낸 기간은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인가에 가장 집중했던 시기였다고 했다. 목표가 뚜렷했기에 밤잠 안 자고 매달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그의 아내 정현주 씨가 돌봐주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도 표시했다.

왜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려 했는지 물었더니 "기사화돼 상처 입을까 걱정이다. 기사는 가끔 과대 포장되거나 신비화되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싫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2~3년 후면 나도 학 공예에 대해 얘기할 수준은 되지 않겠느냐"면서 "그때 제대로 인터뷰하자"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에게 도리질 쳤다. 꿈이라면 60에 한 번, 70에 한 번 전시를 여는 것인데, 그마저도 그때 가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들어내고 새로 만들어 배치하고 있단다. 60이고 70이고 됐을 때 지금의 것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면 전시회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간도 장소도 어름하게 정하고 무작정 기다리기 뭣해 들어간 찻집이었는데, 저쪽 내실에서 만나기로 했던 사람이 걸어 나온다. 이런, 아직 인터뷰가 끝나지 않았는데….

원래 만나기로 했던 이와 1시간 30분 인터뷰를 하고 보니 김성렬 씨는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다. 주인에게 물어도 모르겠단다. 질문 할 것이 많았는데. 이렇게 짧은 인터뷰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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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 봉안동 | 천학 전통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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