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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찍었다고 "굶어 죽으라"니…

이슈 트랙백 2009.04.23 00:35

<경남도민일보>는 23일 자에 <이데일리> 발로 '주병진, 불법 해외도박 루머 인터넷 살인 시도죄 입법 추진'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인터넷 악성 루머가 단순한 왜곡 정보의 수준을 넘어 살인에 준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희망한다"는 주병진 씨의 말을 인용했다.

같은 날 <부산일보>는 '연말부터 실명 확인해야 인터넷 댓글'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대형 포털사이트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돼 오던 실명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김경한 법무장관이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검토하는 등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IT산업을 이끌고, 인터넷 인프라도 세계 최고수준에 이른 배경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토론 마당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익명성을 인터넷에서 들어내려 하는 시도는 언제나 인터넷 여론의 강력한 반발을 사왔다.

그렇지만 동문서답식의 엉뚱한 댓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사랑마저 망각한 댓글의 홍수는 방치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경남도민일보>가 23일 자에 보도한 '무료급식소 경기 악화 직격탄' 기사는 본보의 공식 블로그인 blog.idomin.com을 통해 다음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올라 누리꾼의 눈도장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여기 달린 댓글은 치졸한데다 섬뜩한 냉소마저 묻어 있다.

옮겨 보자면 "하지만 참으세요. 마산은 한나라당 찍었잖아요. 다 여러분 탓입니다." "그 동네 노인분들은 한나라당이 어렵다고 하면 굶어 죽더라도 꿋꿋이 참아줄 겁니다." "한나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사진의 저 늙은이들은 밥을 굶어 마땅합니다."…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한 정부나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아예 "굶어 죽으라"는 댓글에 이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23일 경남대학교 홍보실에서 <경남도민일보>에 악성 댓글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idomin.com 기사 중 유독 '경상대' '대학 통합' '대학병원' 등의 키워드가 들어가는 기사에는 특별히 댓글이 많이 달린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댓글을 주로 생산하는 사람은 10명 남짓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기사에 단골로 붙는 댓글 중 하나는 "박종규 전 경호실장이 권총으로 위협해 '경남대'라는 이름을 빼앗아 갔다"라는 것이다. 사실인지를 확인할 수 없는 유언비어 수준이다. 그런데 경상대 관련 댓글에 보면 이 말이 진실이라고 전제한 뒤 온갖 상상을 확장해 나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경상대가 학교 이름을 바꾸려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경남대도 당사자나 관련자 정도는 될 터이니 이런 댓글 자체를 못 쓰게 할 것까진 없다. 그렇지만 창원이 대학병원 유치하려 애쓴다는 기사에 '피스톨 박' 댓글이 달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어야 할 인터넷에 정말 '2메가바이트' 수준의 생각으로 넘쳐나는 댓글들 때문에 토론의 장을 막으려는 '2MB' 정부의 시도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2008년 07월 24일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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