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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공중파 방송에서 모텔 광고를?

이슈 트랙백 2008.03.29 10:48

토요일 오전, 별다른 일이 없어 모처럼만에 TV앞에 앉았습니다. 마산MBC가 제작하는 <얍! 활력천국>이라는 프로였습니다.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논바닥 스테이지로 불러모아 걸쭉한 사투리와 과장된 몸짓으로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꽤 잘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더구나 오늘따라 내 고향 인근 마을이어서 더 재밌게 봤지요.

그런데, 그 재밌는 방송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흘러나오는 광고...

김해 진영에 있는 모 모텔 광고였습니다. 내부 시설-이를테면 욕실이나 침대, 샹들리에 같은-을 보여주며 고급 자재를 써서 잘 만든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고 싶다는 멘트까지 흘러나오네요. 보여준 시설로 보면 무궁화 다섯개 짜리 호텔에 견줘도 밀리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몰라도, 최고급 호텔도 이런 식의 광고는 안하는 것으로 압니다. 연말 송년회 등 특정한 이벤트 같은 것이 있을 때나 어쩌다 하는지 몰라도, 그냥 모객을 위한 광고는 없지요.

그런데, 진영은 특별한 관광지도 아닙니다. 요즘 들어 '봉하마을 아저씨' 노무현 전 대통령 덕에 조금 뜨고 있긴 하지만 진영에서 자면서까지 둘러봐야 할 관광지가 인근에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진영에 특별한 비즈니스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창원시내까지나 김해시내까지 각각 30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긴 합니다만, 진영까지 가서 자려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니 관광객이나 비즈니스 수요를 보고 광고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광고의 주요 타겟은 누구일까요? 내가 삐딱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봄바람 살랑이고 꽃바람 휘날리는데 맞춰 바람난 선남선녀들에게 한때의 포근한 쉴자리가 되고싶다고 광고한 것이겠지요?

6년쯤 전이었네요. 있는 돈 없는 돈 박박 긁어모아 이사를 했습니다. 내게는 중요한 순간마다 충고를 해 주는 스님 한분과 보살 한 분이 있습니다. 스님도 제대로 된 족보 있는 분이 아니고, 보살이라는 분은 무당에 가깝습니다. 두 분은 사는 곳이 다르고 서로 모릅니다. 그런데도 어찌어찌 해라 하는 요구가 비슷할 때가 많아 대체로 그냥 따르는 편입니다. 그게 어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이사를 했는데 첫날은 새 집에서 자지 말고 동쪽으로 가서 자고 오라고 두분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으로 갔지요. 사상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어 사상 어디메쯤에 그냥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린애 둘을 달고 모텔로 들어가니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새벽까지 한 숨 붙이고 퍼뜩 집에 가야겠다 싶어 방값을 셈하고 들어갔는데, 30분도 안돼 도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꼬맹이들이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무슨소리냐고, 시끄럽다고 하는바람에 낮이 뜨거워진 나와 아내는 그곳에서 자는 것을 포기하고 해운대까지 가서 꽤 비싼 호텔에 묵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번의 경험으로 일반화 해서는 안되겠지만, 도심의 모텔이 그럴진대(도심에는 그래도 비즈니스 수요가 어느정도는 있다고 봅니다) 시 외곽 한적한 곳에 최고급 시설을 했다는 모텔. 그 모텔이 무슨 목적으로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설령 바람난 남녀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수요가 있으니 생겨난 것일테고 법으로 못짓게 할 수 없었으니 생겨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방송이, 걸핏하면 "국민의 소중한 공공재인 전파"라고 주장하는 그 소중한 전파를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공중파 방송이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 광고를 대낮에 버젓이 내보내는 게 마뜩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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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9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이 블로그에도 호텔과 모텔의 구글광고가 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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