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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원, 또 재수할 것인가?

아이 크는 재미 2008.03.23 18:45

[2007년 12월에 회사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글입니다.

집이 김해이다 보니 대학 3군데 영재원에 원서를 냈더랬지요. 경남에서는 그래도 경남대 영재원을 알아주는데, 우리집에서 가자면 차로 40분 거리이고, 아이 혼자 보내려면 시내버스를 2번 갈아타야 해서 떨뜨럼했습니다. 창원대는 그나마 좀 가까워서 같은 김해에 있는 인제대 영재원과 비교해도 교통편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이었지요. 인제대 영재원은 정부 공인이 아니고, 김해시하고 인제대가 협력해 만든 곳이라 크게 신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맨 처음 시험 친 곳이 창원대였는데, 작년에 시험 쳤다가 떨어진 곳이었지요. 올해는 행여 합격하려나 기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경남대 시험을 쳤고, 마지막으로 인제대 시험을 쳤습니다. 창원대 시험을 치고 나와서 아들녀석(초 6)이 "올해는 작년보다는 낳은 것 같아요" 하기에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경남대 치고 나와서는 "우 씨, 무슨 시험이 이래. 중학교 3학년까지 공부를 했는데, 내가 모르는 내용이 나왔으니 아마 고등학교 수준인 것 같아요. 이건 미친 짓이야" 하더군요. 떨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마지막, 인제대 시험을 치고 나와서는 "이런 문제만 나오면 영재반 아니라 KSC도 가겠다" 하더군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시험이 쉬우면 항상 떨어지더라…."

하여튼 세곳 시험을 쳤는데, 가장 어려웠다는 경남대에는 2차 합격했는데 나머지 두곳에는 떨어졌습니다. 어제(11월 25일) 경남대 3차 심층면접을 쳤습니다. 예상시간보다 한시간 반을 더 걸린 후에 나온 아들 녀석 왈 "우와, 이건 면접이 아니어요. 면접이라면 내 인성을 보거나 과학 실력을 봐야 하는데, 인내력 테스트 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문제 풀이과정을 설명하라길래 설명했지요. 그런데 설명 과정에서 나온 용어에 대해 설명하라는 거예요. 그래 설명했는데, 또 그 설명과정에서 나온 용어의 개념을 물어보지 뭐예요. '나를 뭘로 보는거야' 싶어 화가 났지만 그래도 참고 설명했더니, 또 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지 뭐예요. 이건 숫제 인내력 한계를 테스트 할려고 작정한 사람을 같았어요." 다섯문제가 나왔는데, 답을 다 쓰기는 했는데 한문제는 맞을지 틀릴지 모르겠고, 네문제는 확실하게 틀렸답니다.

그래서 한가닥 끈이었던 경남대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습니다.

되돌아보자면, 아이가 4학년 때였던 것 같네요. 그 당시 인제대 무슨 사업부서에서 김해시내를 순회하면서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실험 교실을 열고 있었지요. 우연히 알고는 한번 참가비가 5000원으로 저렴했기에 아무 생각없이 아이를 보냈습니다. 그때부터 애가 뿅 가버렸지요. 그 전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동화류보다는 과학쪽, 정서적인 것보다는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긴 했는데, 실험교실 한번 갔다 오더니 과학자가 되겠다더군요. 황당하기도 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랐습니다. 영재교육원이니 과학고니 하는 개념도 없을 때였지요.

그해 말, 학교에서 통신문이 왔는데, 교육청 영재원 모집한다는 안내였지요. 아이가 시험 쳐보겠다 해서 아무 생각없이 그러라고 했지요. 교내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김해교육청 2차 시험에도 무난히 합격하더군요. '이 아이가 과학적 재능이 있나?'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면접 준비도 그다지 안했습니다. 아, 빠뜨린 것이 있군요. 2학년때인가 3학년때인가부터 2주 단위로 김해도서관에 가서 12권씩 책을 빌려다가 읽혔습니다. 주로 과학책이었지요. 그러다가 괜찮은 책이다 싶으면 사주기도 했습니다. 또 교내 시험에 합격하고는 3~6학년까지 과학 관련 문제집을 몇 권 사주면서 풀어보라고 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 수준의 설명을(미리 답을 보고) 해주기도 했지요.

하여튼 면접을 쳤는데 떨어졌습니다. 나나 애 엄마나 영재원 과학고 그런데는 가면 좋겠지만 억지로 보내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떨어졌으니,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더는 미련이 없었지요. 애도 별다른 얘기는 없었고요. 아, 이 말은 하더군요. 5학년 형아들하고 붙으려니 실력이 달리더라고 했습니다.

5학년 가을이 됐습니다. 여름 방학 마치고부터 과학영재원 시험 친다고 하면서, 문제지 몇개를 사 달라고 하더군요. 라인업을 사줬습니다. 몰라서 물어보는 것 말고는 문제를 푸는지 마는지도 신경 껐더랬습니다. 창원대 영재원에 원서를 냈지만 2차 필기에서 떨어졌지요. 교육청도 별 기대는 안했는데 덜컥 면접에까지 합격해버리더군요. 사실 합격했다는 말에 걱정을 먼저 했습니다. 과학 영재로 키워내는데 돈도 많이 들고, 부모도 고생한다는데, 제대로 뒷바라지 해 줄 자신이 없었던 것이지요.

올 3월, 김해교육청 영재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얼마 후 아이가 과학 학원에 보내달라네요. 재수는 작년에 한번 했으면 됐지, 또하고 싶지는 않다고, 연말에 영재원 시험 또 칠건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또 재수해야된다고, 학원 보내달라고, 그렇게 요구했습니다. 고민됐지만, 나중에 애한테 원망은 안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와이즈만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월 16만원이라는 학원비가 사실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베이직인가 뭔가 하는 반에 들어갔는데 한달 반만에 재미없다고 해서 월반을 했지요. 내가 보기에는 베이직 반이 실험도 많이하고 해서 재미있을 듯도 싶었는데, 이론 공부하는데로 보내달라 해서 학원에 억지를 좀 써가면서까지 월반을 시켰습니다.

우리 아이는 물리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학원 진도때문에 화학 공부를 많이 했지요. 이번에 대학 영재원 원서 낼 때도 아이가 굳이 화학반에 내겠다고 해서 의아해했는데, 뒤에 물어보니 학원에서 화학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화학이 물리보다 더 쉬울 것 같아 그랬다네요.

하여튼 대학 영재원은 세곳 중 한 군데만 필기 합격했고, 면접 결과는 그마저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남은 것은 교육청 영재원인데, 사실 썩 보내고 싶은 마음이 안생깁니다. 교육청 영재원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영재원 다녔다고 해서 과학고 같은데 가점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온 가족이 주말 반납해가며, 나부터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니 불효자가 되는 것 같아 이래저래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주말에는 재밌게 놀고 제때 공부 열심히 해서 남들하고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영재원보다는 음악도 듣고 뮤지컬도 보러다니고, 연극이니 아이가 좋아하는 동방신기 공연 있으면 줄 서서 보기도 하는 그런 아이로 컸으면 하는 기대도 있고, 그래서 교육청 영재원에는 썩 보내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경남대 시험치고 집에 오면서 아이와 얘기를 나눴는데, 아이는 교육청 영재원 시험을 꼭 치겠다는겁니다. 이러저러해서 아버지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그래도 해보고 싶다네요. 물론 교육청 영재원이라고해서 합격한다는 보장이야 당연히 없지요. 떨어지면서 아이가 단련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자만,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꺾기만 하는 것도 부모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심란합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영재성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저 '공부 좀 잘하는 아이' 정도인 것 같은데, 아이의 꿈을 어디까지 밀어주고 어디서 깨쳐주어야할지 힘겹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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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8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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