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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잔치를 보는 삐딱한 눈길

이슈 트랙백 2008.03.23 10:22

[회사 블로그에 2007년 추석을 쇠고 포스팅 했던 글, 이사왔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추석이 지나갔습니다. 사람마다 느끼고 받아들이는 마음이야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고향이나 부모·가족친지를 찾아뵙고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고향에 가고싶어도 못가는 사람, '추석'이 뭔지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주노동자가 그렇고 결혼 이주자가 그렇습니다. 그밖에도 외국인이거나 외국인이었다가 우리나라 사람이 된 이들도 있겠지요.

요즘 들어 이들을 '우리 국민'에서 더 나가 '우리 민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네요. 민족이니 국가니 하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약자'들을 배려하듯 그들도 배려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널리 퍼져 나가는 듯 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아직은 영 아니올시다여서 갑갑하기도 하네요.

추석이라고 법정 공휴일이 닷새나 되다보니 방송사로서도 프로그램 편성하기가 수월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휴일 아니라도 종일 방송을 합니다만, 휴일이다 보니 가족·친지가 함께 방송을 보기도 할 것이고, 시청률도 높을 것이기에 프로그램 편성에 더 많은 신경이 쓰였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래서인지 외국인을 보는 눈길이 자칫 '민족적 우월감'이거나 '문화적 우월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어설픈 프로그램이 많았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사람을, 일본에서 온 사람을, 그밖에 다른 나라에서 이주한 사람을 천편일률적으로 한복을 입혀 방송에 내보냈더군요. 어눌한 발음으로 우리 노래를 부르게 하고, 어설픈 솜씨로 음식을 만들게 하거나 맛보게 하고, 어쩌면 그렇게도 이주한 이들을 어릿광대로 내세워놓고 국민들더러 손뼉치며 좋아하라고 몰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을 우리 국민 내지는 민족의 일원으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이라고 좋게 봐 줄만도 하지만, 너무 천편일률이다 보니 마음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큰 명절이니 그들에게도 큰 명절이어야 한다? 그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큰 명절이 있습니다. 그들의 명절에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뽐내게 하는 것도 우리가 '단일 민족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이 아닐까요? 그들이 우리 풍습이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는만큼 우리도 그들의 문화와 명절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해마다 김해YMCA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에 세우고 그들의 문화를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올 봄에는 서울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국제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했지요.(정확한 행사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인터넷 찾아보면 될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리는 이 어쩔 수 없는 '귀차니즘' ㅠㅠ;)

공중파니 케이블이니 정규 방송사들이 이주 외국인을 어릿광대로 만들고 있는 새에 그나마 이런 움직임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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