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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언론의 지역 패권주의

이슈 트랙백 2010.01.21 08:34

부산·경남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KNN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현지 리포트로 '대장경 해외홍보 필요'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2011년 대장경 천년엑스포를 앞두고 외국에서도 우리 문화재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첫 앵커 멘트부터가 지독한 패권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앵커는 "부산경남은 팔만대장경이라는 유네스코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기자 리포트에서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는 "부산경남엔 팔만대장경과 대장경이 보관된 장경판전이 각각 세계기록유산과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습니다"라고 했다.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이라도 했는가.

이런 표현은 가능하겠다. "부산경남은 부산항이라는 세계적인 항구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좀 억지로 보이긴 해도 말은 된다. 부산항 신항이 경남의 진해에 걸쳐 있으므로 상위개념인 부산항을 부산경남이 공유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기에 말이다. 그러나 해인사나 팔만대장경에 부산이 끼어들 여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부산일보는 지난 7일 창원대-부산대 통합논의에 대해 '부산대·창원대 통합 논의는 상생의 방향에서'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통합과 관련 가장 큰 걸림돌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에 따른 이 지역 정치권의 반발이다. …… 다만 명분만으로는 대학의 생존을 담보하기 힘든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양 대학의 통합은 동남권내 대학과 기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이미 부산대는 밀양산업대와 통합하면서, 또 양산에 부산대병원을 지으면서 경남에 진출하긴 했지만, 경남 사람들은 부산대를 경남의 대학으로 보지는 않는다.

특히 부산에는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라는 4개 국립대학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05년에 통합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적도 있다. 경남에 경상대, 창원대, 진주산업대, 진주교대 4개 국립대학이 있다. 이 중 경상대-창원대는 수차례 통합이 추진됐고 꽤 진척된 적도 있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남강댐 물 부산공급에 관한 보도태도에서도 지역 패권 내지 이기주의적인 보도행태가 감지된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된 핵심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발주에 대한 불법 논란, 용역 과정에서 어민 피해액을 축소하게끔 정부 압력이 있었다는 점 등이 있었지만,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단지 서부 경남의 반발을 보도하는 기사에 예타 불법성을 잠깐 언급했을 뿐이다.

더구나 부산일보는 19일 '수위 상승없는 남강댐 물 공급안 주목'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강댐 물 부산공급 사업과 관련, 국토해양부가 서부경남 주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댐 운영수위 상승(41m→45m) 없이 부산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해 이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국토해양부는 최근 경남도에 '경남·부산권 물 문제 해소사업 추진방안'이라는 공문을 통해 '경남·부산권 물 문제 해소를 위해 1단계로 남강댐의 운영수위를 상승시키지 않고 현재 남강댐 여유량(1일 65만t)과 강변여과수 등을 이용해 경남과 부산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경남도민일보가 지난달 31일 자에 보도한 '남강댐 용역계약 강행, 좌시 않을 것'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위법 논란이 있는 예타 용역 발주 내용을 재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댐 운영 수위를 높이지 않고도 65만t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행 수위로는 용수량이 49만t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있는데도 이는 무시한 채 남강 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데 유리한 내용만으로 일관되게 보도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언론들은 부산과 경남권을 배포권역으로 한다면서도 부산·경남의 이해가 대립할 때는 철저히 부산의 이익만을 외치고 있다. 그들에게 '지방자치'를 외칠 자격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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